최근 미국 환율이 1200원대로 안착하면서 미국 소액투자 E-2 비자를 통해 자녀를 공립학교에 입학시키고, 스몰비즈니스로 수익도 창출하려는 부모가 늘고 있다.

자녀와 아내를 미국으로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겨진 기러기 아빠들이 붐을 이뤘던 3~4년 전과는 다르게 최근 들어서는 가족 전체가 이민을 가는 경우가 늘면서 미국 현지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투자이민이 선호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얼바인은 독특하고 체계적인 ELS 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들이 많아 미국의 강남 8학군이라 불리고 있다.

동시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문화에 익숙한 부모세대들의 생활이 편리해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다.

7~8년 전에 미국에 진출해 영주권 문제가 완료된 E-2 비자 1세대들의 경우 투자 규모가 보통 10만달러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커피숍, 세탁소 등의 업소를 저가에 매수해 정착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익숙한 레드망고, 핑크 베리 등의 프랜차이즈사업도 지난 2005년 미국에 첫 등장해 점포 수가 50여개를 넘어서며 투자업종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의 경우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라 하더라도 한국에서 경쟁력이 있었거나 자신이 쌓은 경력과 동일한 업종을 선택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

국내 대기업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던 A씨의 경우 E-2 비자를 통해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를 차렸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문 닫기 직전까지 이른 가게를 저렴하게 구입한 뒤 자신의 업무 능력인 기획력을 적극 활용해 성공을 거뒀다.

다른 사례로, 형제 사이인 B씨와 C씨는 유서는 깊지만 매출이 신통치 않은 레스토랑을 매입해 햄버거 가게로 운영했다.

이 형제는 한국 젊은이들 특유의 감각으로 신메뉴를 개발하고 사업장을 꾸미는 등 기존 음식점과의 차별화를 통해 1~2년 만에 매상을 2배 이상 증가시켰다.

멕시코 전통요리 타코를 파는 가게를 오픈한 D씨는 타코에 한국음식인 김치, 불고기 등을 넣은 메뉴를 개발해 한국인뿐만 아니라 멕시코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인의 저력은 음식사업뿐 아니라 교육시장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에 널리 분포된 대입학원의 개념이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를 대비하는 학원에 도입되면서 외국 학생들의 이용도 늘고 있다.

시장 현황과 사업의 방향이 일치해 성공을 거둘 수도 있지만 현지 정보 부족으로 실패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해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개런티(보장)라는 말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 사업체가 개런티를 이유로 권리금을 지나치게 요구할 경우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미국 경기침체로 자영업자의 평균적인 성공확률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을 숙지해 무작정 성공할 수 있다는 부푼 꿈 대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기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