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경제학》
-선대인 지음
-더난출판사 펴냄
-1만3000원

한국 경제는 왜 위험한 상황인가.
이 문제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위기구조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위기구조의 핵심에는 바로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다.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지 않아 생기는 폐해는 매우 크다.
소비자나 투자자로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면 공급자인 기업과
그 기업의 내부자들에게 판판이 당하기 십상이다.

“나라 경제는 좋아지고 있다는데, 당신의 경제도 좋아지고 있습니까?”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자 다음 아고라에서 ‘케네디언’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경제의 마지막 해법을 소개하고 있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책을 통해 한국 경제가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현상적으로만 여러 경제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중에는 한국 경제가 실제보다 크게 호전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이 착각하게 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이 같은 왜곡된 정보가 기승을 부리는 배후에는 현 정권과 기득권 언론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지표들이 나오고 있는 건 맞다.

주가는 올해 초 900대의 저점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 2009년 초까지 폭락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도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엄청난 반등 폭을 키우고 있고 경상수지 또한 사상 최고의 흑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009년 초만 해도 엄청난 위기에 내몰렸던 한국 경제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게 사실일까? 아니면 정말 모든 위기 상황은 종료된 것일까?

저자는 《위험한 경제학》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 상태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다.

책에서 그는 우선 한국 경제가 왜 위험한 상황인지를 위기구조의 핵심인 부동산 버블을 꼼꼼하게 분석해 나간다. 그리고 핫이슈인 전세대란과 경기부양대책의 성공 여부를 논하고, 지금의 집값 상승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를 예측했다.

한국 경제는 왜 위험한 상황인가. 저자에 따르면 이 문제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위기구조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위기구조의 핵심에는 바로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위기 근저에도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지만, 2008년 하반기 한국 경제를 벼랑 끝 위기로 내몬 것도 부동산 버블이었다. 2000년대 들어 잔뜩 부풀어오른 부동산 버블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830조원까지 늘어났고, 이 가운데 315조원 이상이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사실 중소기업 운영자금이나 가계 신용 대출 자금들 중 상당액이 부동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관련 대출은 4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시중 금융기관들은 CD와 은행채를 남발하고, 단기 외화까지 무차별 차입해 부동산시장에 펌프질을 했다.

그것이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시중 금리 상승과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이어지며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는 데 ‘올인’했다. 현 정권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며 집권한 정권이었다.

그래서 현 정권의 핵심 집권 기반은 불과 5%도 안 되는 다주택 투기자 등 부동산 부자 그룹이었다. 따라서 현 정부에게 부동산 버블 붕괴는 경제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권 출범 초기에 이미 현 정권의 도덕성과 실력이 바닥을 훤히 드러낸 마당에 집값마저 폭락하면 마지막 남은 지지층까지 이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정권에게 부동산 거품 부양은 모든 정책과 국정 운영의 이면에 숨은 최우선 국정과제였다. 전 세계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절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꺼지면 안 된다는 식이었다.

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을 갖다 붙이며 노골적인 부동산 부양 총력전을 전개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대출 만기 연장,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 대규모 건설토목사업 발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서라면 투기 조장책도 가리지 않았다.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재건축을 투기의 핵심 대상으로 밀겠다는 것을 사실상 선언하고, 인천 청라 분양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전매제한기간 완화와 양도세 감면 등을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수요를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경제위기를 핑계로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을 버젓이 감행한 것이다. 현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투입했거나 향후 투입하기로 한 돈이 어림잡아 300조~400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사실상 정부가 가장 강력한 부동산 투기조장 세력이자, 최대의 이해관계자가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현 정부의 무지막지한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부동산가격은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구조적 측면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는 단지 지연됐을 뿐이며, 물밑에서 버블 붕괴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위험한 경제학》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 상태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다. 물론 저자 또한 사람인 이상 주관적 편견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해관계 때문에 의도적으로 현 상황을 비틀고 부풀리지는 않았다.
특히 저자는 올바른 정보가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 잘 알기에 한국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고 알리는 작업을 필생의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저자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고, 또 저자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해관계를 멀리하고 최대한 양심적이고 독립적인 자세로 현상의 이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꼭 알려야 하는 진짜 한국의 모습을 오랜 기간의 연구와 취재,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담아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현실경제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의 정보 왜곡의 현실 속에서 일반인들이 중요한 사회경제적 사안들에 대해 제대로 현실을 인식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지 않아 생기는 폐해는 매우 크다. 소비자나 투자자로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면 공급자인 기업과 그 기업의 내부자들에게 판판이 당하기 십상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 사기와 선동질이 난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진욱 기자 action@asiae.co.kr


키워드

#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