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안 본 극장판, 어렵다? 어렵지 않다!

5월 30일 개봉예정인 <스타트렉 다크니스> (원제: Star Trek: into Darkness) 는 올 초까지만 해도 <다크니스>라는 제목으로 개봉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선 ‘스타트렉’시리즈가 국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아예 빼버린 거죠.

하지만 팬들의 요청으로 뒤늦게 <스타트렉>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스타트렉 다크니스>라는 제목으로 최종 개봉 확정되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북미에서는 첫 날 <아이언맨3>와 <위대한 개츠비>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여러 유명 해외 영화사이트에서도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 아이맥스’라는 극찬과 함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언론시사회와 대대적인 일반 시사회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런 와중에 한 때 조금 논란이 되었던 ‘스타트렉’ 시리즈라는 낯선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즉 시리즈를 잘 아느냐 모르냐를 떠나 좋은 영화라면 관객들은 열광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인기 드라마의 극장판이나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개봉할 때쯤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원작(혹은 원작 드라마)을 보지 않아도 재미있을까요?”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작을 알고 본다면 이 작품을 처음 대면하는 관객들보다는 소소한 즐거움은 커져가겠지만 대부분의 극장판이나 속편영화는 <반지의제왕>이나 <호빗>처럼 아예 한 편의 이야기를 분절해서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아니라면 ‘속편’이라는 측면보다 독립된 장편의 영화로 재미의 승부수를 많이 시도하죠.

실제 국내에서도 마니아들이 많이 즐겨보았던 코믹스 원작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원작이나 속편 영화라기 보다는 독립된 장편으로 좋은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어벤져스>, <아이언맨>등의 코믹스 원작 영화가 장기간 박스오피스 선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며, 특히 팀버튼의 <배트맨>부터 <배트맨 비긴즈>까지 국내에서는 100만 관객 돌파도 힘들었던 배트맨 시리즈가 <다크나이트>만은 400만 이상 관객을 모으며 그 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것도 배트맨이라는 프랜차이즈를 넘어 <다크나이트>라는 독립된 장편에서 나오는 재미와 진중한 메시지가 크게 어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시리즈의 충성도도 중요하지만 보편적인 주제 의식 속에 그것을 어떻게 잘 버무려 하나의 독립 된 작품으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시리즈의 충성도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인이 되겠죠.

어떤 평론가가 이야기하길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고 해도 상영시간 안에서 관객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실패한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유명 원작 영화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의 후광을 받고 나오는 작품은 그 전의 컨텐츠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분명 진입장벽이 높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영화의 승패는 본 작품자체가 재미있다면 누구나 함께 같이 즐길 수 있는 한 편의 파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초반 제목 문제로 약간의 소동을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마니아는 물론 비마니아들도 환호할 수 있었던 즐거운 블록버스터였습니다. 그래서 <스타트렉>이 이어 또 다른 스타, <스타워즈>의 새 시리즈를 만들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네요. 설사 스타워즈 시리즈를 잘 모른다고 할 지라도 말이죠.

글 : 네이버 영화 파워블로그 ‘레드써니’ http://blog.naver.com/i2k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