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더 빠르게….”
세계 각국은 현재 철도의 고속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기술확보 전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빠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고속철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탑승객을 안전하게 원하는 위치까지 수송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렇다면 철도산업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무엇일까. 신호제어다. 우리나라 신호제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아티아이 최진우 사장을 만나봤다.

신호제어기술 선진국 수준 넘었다
“100년을 넘긴 한국철도산업이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대아티아이가 미래 철도산업을 이끌어가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나라 철도신호제어분야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 대아티아이 최진우 사장의 일성(一聲)이다.

최진우 사장이 이끌고 있는 대아티아이의 주력 제품은 열차집중제어장치(CTC)로 대표되는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이다.

열차집중제어장치는 광범위한 지역의 모든 열차운행 상황을 중앙관제센터에서 원격제어 및 감시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

이 시스템은 열차의 운행 효율을 증대시켜 지상 신호설비의 개량 없이 열차운행 횟수를 증대할 수 있는 고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의 경우 대아티아이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우리나라 기업은 현재로선 없다.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철도신호제어시스템 수준이 뛰어나다는 것은 세계 기술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전국 5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관제설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철도통합관제시스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대아티아이의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히 중소벤처기업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국내 모든 철도 상황을 관제하는 센터를 수주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는 것이나 진배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대아티아이는 이 밖에도 기술 집약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지능형철도지원시스템(ICARUS)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한국철도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매출 신장세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437억원의 매출액과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올 상반기 역시 매출 331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작년 대비 70% 이상 매출 신장을 이뤄내고 있다.

수주잔고 역시 반기 말까지 1575억원을 올리고 있어 올 연말에는 작년 대비 100%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소위 말하는 알짜 벤처기업이 바로 대아티아이다.

최진우 사장은 “철도신호제어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의 연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면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이 분야 국내 최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철도산업 신호제어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의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정부 녹색교통정책 최대 수혜기업
철도는 자동차에 비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15분의 1이고 수송비용 역시 14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동일 수송량을 기준으로 철도의 시설면적은 도로시설 면적의 8분의 1에 불과해 건설비와 운영비가 절약된다.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성 등 철도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정부에서는 철도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녹색교통수단으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향후 철도산업의 성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는 녹색교통정책을 가시화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철도예산을 증액하고, KTX의 증설을 통해 전국을 권역별로 특성화하는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총 60여건의 경전철 건설계획, 광역 철도망의 확충,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건설 추진 등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적극적인 철도 기반시설 확충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철도산업의 육성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이때, 철도망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제어시스템을 개발·공급하고 있는 대아티아이 역시 발전가능성이 큰 기업 중 한곳이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교통 정책으로의 정책 전환은 대아티아이에게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은 자명하다.

최진우 사장은 “21세기 들어 고유가와 도로 위주의 교통시스템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철도산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대아티아이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말한다.

해외 수주 눈앞…글로벌기업이 목표
대아티아이는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대상은 개발도상국.

최진우 사장이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려고 하는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아티아이의 경쟁국인 독일이나 일본 등 철도기술 선진국에서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높고 기술이 폐쇄적이며, 부품조달과 유지보수 비용이 크기 때문에 대다수 개발도상국들은 유럽 등 선진국을 꺼려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의 안정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가격 면에서 유럽이나 일본보다 저렴하고 개방형 아키텍처로 교육훈련과 기술이전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진우 사장은 “국내에서 축적되고 검증받은 철도제어 기술로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현재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해외 9개국 11개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성일 기자 hs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