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심란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인한 '죽음의 정치'에 또다시 홍역을 치러야 했다.

국론은 극과 극으로 갈기갈기 찢겨진다. 경제난국 위기에도 고질적인 좌·우 이념대립은 또다시 갈 길이 먼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으려 들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지난 10년간 왼쪽으로 향했던 키를 오른쪽으로 틀어오던 대한민국호(號) 이명박 선장이 변화하고 있었다. 중도층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중도·실용’이라는 깃발을 높이 치켜든다.

특히 친서민 행보도 분주히 한다. 서서히 지지도가 오르자 자신감마저 묻어났다. 그래서일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총리 내정은 그런 자신만만한 ‘화룡점정’으로 보인다.

정 총리 내정자의 성향을 보면 이를 대번에 알 수 있다. 중도에서도 약간 좌파쪽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그. 특히 개혁적 케인스주의자(적극적 시장개입)로 친서민 정책에나 걸맞는 인물이었다.

실제 지난해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물망에 오르며 민주당과 줄기차게 연애하던 그다.

물론 정 총리 내정자는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다. 케인시안이라 하면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과 규제를 핵심으로 한다.

시장원리에 의한 경제 운용을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철학 면에서 완전히 배치되는 셈. 그렇다면 왜 이 대통령은 정운찬을 선택했을까. 그 이유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호사가들이 하는 말은 많지만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대략적인 답은 보인다. ‘강부자’, ‘부자내각’으로,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주홍글씨를 지워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은 게다.

반면 토목공사 뉴딜, 부자 감세정책 등 현 정부를 공격하던 정 총리 내정자. ‘교수잔혹사’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명망 높은 학자일수록 버텨내기 어렵다는 정치권에 발을 디딘 그는 어떠한 묘수로 충청도 총리가 아닌 대한민국 총리, 얼굴마담이 아닌 실세총리로 거듭날까?

그의 성공 방정식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코노믹 리뷰>가 브랜딩·경제·리더십·역사 전문가와 역술인 등 다양한 전문가 그룹의 고언에 귀를 기울여 정운찬이라는 인물을 분석, 그에게 맞는 맞춤형 성공 노하우를 제시한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