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 사이에서 발만 동동, 해외시장에서 답 찾아라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덩달아 시중금리도 인하됐다. 이에 3%대의 예적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박스권 장세를 오가고 있으며, 안전자산인 채권은 기대수익이 낮다. 어쩔 수 없이 투자의 시야를 넓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해외 채권의 경우 안정적이면서 5%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시장 예상과 달리 7개월 여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기존 2.75%에서 2.5%로 낮아졌다. 이번 금리인하가 추가 경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경기 부양적인 정부 입장과 보조를 맞춰나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예상대로 향후 추가 인하가 진행되든 안 되든 간에 현재 금리는 충분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물가는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대 물가상승률이 2%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저금리시대 재테크전략 새판 짜야

한국은행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1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후 4개 분기 동안 실질GDP는 직전분기 대비 평균 1.6% 성장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현상이나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북한 문제 등 산적한 리스크가 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 국내 경제의 앞날을 장밋빛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단기 투자처에만 머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투자자들에게 반갑기만 한 이슈는 아니다. 예금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예금만으로는 자산을 지킬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말로만 듣던 저금리시대가 실제로 열린 만큼 투자 전략 또한 바뀌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투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주식과 채권을 떠올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주식과 채권 중 어떤 게 유망하다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다. 그만큼 투자가 어려워졌다. 지난해 5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1900~2050선의 박스권 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은 낮아졌지만 엔저에 북핵 이슈가지 겹쳐 변동폭이 확대됐다.

채권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저금리라는 말이 투자 트렌드처럼 떠오르면서 채권은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 이후 추가적인 상승이 버거워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소강국면을 맞으며 글로벌 위기감이 낮아졌고 미국의 경기가 부활 초입에 진입하면서 채권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주식보다 해외채권으로 눈을 돌려라

그럼 대체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까.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와타나베는 한국의 김(金) 씨나 이(李) 씨 만큼 일본에서 흔한 성인데,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주부 외환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데 사용한다. 제로금리 수준인 일본에서 해외 투자는 이미 낯선 일이 아니다.

과거 인사이트펀드나 차이나 시리즈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본 투자자라면 해외투자라는 말에 고개를 내젓겠지만 해외투자자산에는 주식만 있는 게 아니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채권이 있다. 연 5~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채가 대표적이다. 또한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브라질 국공채도 있다.

다만 투자를 할 때 환율의 변동성에 노출돼 각국 통화에 대한 환율 정보를 반드시 숙지할 필요는 있다. 그래도 변동성이 커진 주식보다는 안전한 투자 상품임에는 틀림없다.

해외투자에 대해 두려움이 크다면 친숙한 자산으로 투자대상을 바꾸는 것도 전략이다. 주식, 채권에만 머물겠다는 보수적인 자세를 깰 수 있다면 미국부동산, 원유 금 등 다양한 자산이 존재한다. 더군다나 지난 4월 일부 원자재 가격의 조정이 크게 있었는데 이럴 때 진입 시기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에서 판매한 IBK미국부동산지수연계펀드의 경우 판매 개시 하루 만에 절판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IBK미국부동산지수연계펀드는 미국 부동산 리츠 관련 ETF(IYR UP : Dow JonesUS Real Estate Index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미국달러화 표시 상장지수펀드)와 미국 건설업관련 ETF(XHB UP : S&P Homebuilders Select Industry Index는 2006년 1월 27일 상장된 건설업관련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며 1.5년 내 40% 폭락 안 한다면 연 7% 지급 상품이다.

경기 상황뿐 아니라 투자 성향을 고려한 상품 많아

투자에는 실로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제껏 접했던 방법은 대개 투자자산의 가격이 상승해야만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 평범한 방법이다. 하지만 최근의 글로벌 경기흐름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다소 불안한 방법일 수 있다.

최근의 경기 흐름은 풍부한 유동성 공급으로 대부분 자산이 폭락 가능성은 줄어든 반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마땅히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 유용한 구조도 있는데 바로 스텝다운(step-down)형이다. 자산이 일정수준 폭락하지 않는다면 확정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현재 상황에 따라 적합한 투자 상품 구조가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성향에 초점을 둔 상품도 다양하다. 원금보장형 상품을 비롯해 최근에는 원금보장을 뛰어넘어 2% 수익 보장 등의 다양한 조건이 나오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재테크 불변의 원칙이 하나 있다. 재테크는 부지런해야 한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WIN CLASS 시장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