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벌(Bee)

‘꿀벌이 줄고 있다’는 보도는 해마다 나오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꿀벌의 떼죽음으로 ‘농업 대재앙’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가 하루 전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미국 양봉 농가가 지난해 벌통 1개에서 거둬들인 벌꿀 양은 25.4㎏으로 2004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지난겨울 미국에선 전체 꿀벌의 31%가 감소했다. 양봉용 벌통으로 따지면 80만여 통이 줄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의 감소를 보여주는 수치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 말을 인용해 지난겨울과 같은 꿀벌 개체 급감이나 기상이변이 일어나면 작물 재배에 필요한 꽃가루받이(수분·受粉)가 불가능해지는 농업 대재앙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CCD(Colony Collapse Disorder·군집붕괴현상)’라 불리는 꿀벌종(種) 소멸 현상은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꿀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처음 시작됐는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생충·바이러스·농약·기상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작물 가운데 63%가 꿀벌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열매를 맺는다. 나머지는 다른 곤충이나 새, 바람 등에 의존한다. 특히 아몬드는 꿀벌 없이는 농사 자체가 불가능하고, 사과와 블루베리도 꿀벌 의존도가 90%에 이른다.

‘엔저’니‘갑과 을 논쟁’은 무겁게 한국을 때렸지만 꿀벌은 가벼운 날개짓처럼 소리없이 다가오는 재앙일지도 모른다. 미국 식량의존도를 생각하면,  전세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식품자급도 지표인 칼로리 자급률은 2011년 40.2%에 불과하다.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