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7개월 만에 전격 인하되자 그동안 글로벌 상승 랠리에서 제외됐던 국내 증시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2.75%에서 2.5%로 0.25%p 낮췄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3포인트 오르며 1980선 가까이 회복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날인 10일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하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지수는 30포인트 넘게 빠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저의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엔화가 100엔달러를 웃돌자 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일본 기업들의 마진율이 개선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은 1분기(26%)를 고점으로 2분기 9%, 3분기 -3%로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따라서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에서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엔화 약세로 인해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한 한국 증시 입장에서는 부담 완화를 기대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외국인 매수세 회복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둔다.

곽별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순매수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평균적으로 3개월간 지속됐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외국인 수급이 개설될 경우 뱅가드 이슈에 따른 5~6월 미국계 외국인 매도 압력도 희석시킬 수 있을 것 기대했다.

한편 지난주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00억원, 33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4800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건설(7.6%), 증권(3.8%), 비금속(3.8%), 기계(3.3%), 통신(2.4%), 화학(2.2%) 등의 업종이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