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만의 거친 스포츠로 표현되던 복싱이 변했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생활레저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최고의 운동으로 부상했다.

 

잦은 야근, 높은 스트레스, 군것질과 회식, 불규칙한 생활…. 직장인 백지은(25·여) 씨는 점점 늘어가는 뱃살에 고민하다가 복싱에 도전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복서가 멋있어 보이기도 했거니와 미트와 샌드백을 가격하며 직장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날씬한 체형을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초체력훈련을 진행하며 마침내 스텝, 펀치동작까지 익혔다. ‘원, 투’ 소리에 맞춰 ‘팡, 팡!’ 한 번, 두 번, 미트에 주먹을 꽂아 넣을 때마다 자신감이 생겼다. 상쾌함과 후련함이 교차했다. 그녀는 “가볍게 시작한 복싱이 삶의 활력을 되찾아 주었다”고 말했다.

박진감 넘치는 타격기, 펀치!

복싱은 역사가 긴 운동이지만 주먹으로 사람을 가격한다는 점, 자칫 큰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운동이기도 했다. 최근 복싱이 대중화된 배경에는 이러한 복싱의 거친 면이 일반인들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완화됐다는 점이 한몫했다. 복싱은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다. 굳이 상대가 없어도 샌드백을 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특히 여성들의 수요가 많은데 호신술로 쓸모가 있다는 점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활 스포츠로서 복싱이 매력적인 이유는 어떤 운동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는 점이다. 복싱에 입문한 초보자는 기초체력과 근력을 기르기 위해 줄넘기, 서킷트레이닝(종합적 체력 트레이닝)을 충분히 연습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복싱은 가만히 서서 주먹을 내뻗는 게 아니라 허리와 무릎을 활발하게 사용한다. 전신운동이다.

복싱에서 기초체력 단련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력과 기술이 없는 미숙한 상태에서 체중을 실은 펀치를 시도할 경우 미트나 샌드백을 가격하다 그 충격 때문에 손목관절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등 여러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펀치를 할 때에는 손목을 풀어준 후 압박붕대와 글러브를 반드시 착용하고, 스텝과 함께 기술을 올바르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들이 대련을 할 경우에는 서로를 가격하지 않기로 미리약속을 하고 연습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복싱의 공격기술로, 잽(Jab)은 어깨를 몸의 중심선을 향해 회전시키며 주먹을 수평보다는 약간 위를 향해 뻗는 동작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스트레이트(Straight)는 주먹을 앞으로 쭉 내지르는 기술이다. 방어기술로는 상대의 가격을 손이나 팔꿈치, 어깨 등으로 받아 막는 블로킹(Blocking), 머리나 상체를 움직이면서 상대를 혼란시켜 공격 기회를 엿보는 위빙(Wiving) 등이 있다.

몸짱은 물론 다이어트 효과까지

복싱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았다. 건강하고 탄탄한 신체, 삶에 대한 도전 정신, 근성 같은 것들로 대변된다. 복싱은 아이들의 자신감을 길러주고 신체의 성장을 도우며, 직장인들이 흐트러진 체력을 바로 잡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특히 중년의 뱃살을 관리하는 데도 탁월하다. 사실 권투만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운동종목은 드물다. 온몸의 근육을 사용해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기초체력훈련인 줄넘기와 스텝만으로도 배, 종아리, 엉덩이 등의 지방을 감량하는데 도움이 된다. 펀치동작은 어깨살과 가슴살을 자연스럽게 빼준다. 실제로 직장인 백지은 씨는 복싱체육관에 다닌 지 한 달 만에 별 어려움 없이 8kg 감량에 성공했다. 집중력과 폐활량은 덤으로 같이 좋아졌다. 일반인들은 1주일에 2~3회씩 최소 2~3개월 정도 배우면 링에서 직접 스파링에 나설 수 있다. 물론 체중 감량과 체형 교정이목적이라면 기술의 예리함이나 전문성은 떨어질 수 있다. 1개월 강습료는 1인 기준 10만 원 정도다. 주먹에 감는 붕대, 글러브, 복싱화 같은 관련 장비는 체육관에서 대여해 주기도 하지만 구매할 경우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태보(Tae-Bo)도 인기다. 태권도와 복싱, 에어로빅을 혼합한 운동인데, 태권도와 복싱의 영문 머리 글자를 딴 것이다. 1999년 시작해서 지금은 많은 복싱 도장이나 태권도 도장에서 태보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태보와 유사한 복싱 에어로빅 등도 여성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펴지고 있다. 태보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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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