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이 혁신 기업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회사에서 어떤 제품을 출시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가지느냐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저서 ‘미래사회를 이끌어 가는 기업가정신’이란 책에서 혁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어떤 기업들이 이 정의에 해당될까. 저마다 떠오르는 기업이 다를 수도 있지만 이 시점에서 바라보면 단연 삼성전자가 떠오를 것이다.

출시가 임박한 갤럭시S4는 단연 국내 기업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9일부터 이통3사에서 예약가입이 진행 중으로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삼성 언팩2013’ 이후로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는 이미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2분기부터 그야말로 ‘갤럭시S4’의 열풍이 일 것으로 예고하고 있으며 이를 바라보는 세계 언론들은 시선이 뜨겁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2000대 기업’(Global 2000 Leading Companies)에서 사상 첫 상위 1%에 랭크됐다. 포브스는 2000대 기업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를 20위에 올렸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톰슨 로이터 펀더멘탈, 펙트셋 리서치의 자료를 취합해 매출, 이익, 자산, 시가총액을 종합 평가한 것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산은 전체 140위에 머물렀지만 매출(12위), 이익(11위), 시가총액(25위) 등이 순위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의 브랜드 파워는 12위로 조사됐다.

이러다 보니 삼성에 대한 경계론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진정한 위협은 북한이 아니라 삼성이라는 현지 언론의 기사가 게재돼 이슈가 된 바 있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 급성장에 따른 애플의 부진이 미국인 모두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데서 나타난 우려의 목소리다. 미국 주간지 뉴욕 옵저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언론인 더프 맥도널드가 쓴 ‘북한은 잊어라: 한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있다면 이는 삼성전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전쟁은 이제 경제 부문에서 일어난다”며 “북한의 위협은 항상 존재해왔고 실상 아무 것도 아니지만 삼성이 지난 30년간 진행한 경제 전쟁은 근대의 어떤 군사 전략보다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집 안에 있는 TV, 휴대폰, 태블릿, PC, 카메라,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중 하나는 삼성이 만든 것”이라며 “삼성은 중국, 한국, 대만을 중심으로 한 중상주의 경제의 선봉에 서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삼성의 현지화 전략과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이 애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평가를 통해 세계 경제에서 삼성의 존재감이 매우 커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삼성의 성공은 그저 운 좋게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도 한때 절박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었고 그것 때문에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시간을 보내야 했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자세로 위협적인 적들로부터 오히려 배워 실력을 쌓았다. ‘진정한 강자는 적에게서 배운다’는 이론을 거침없이 실천했다는 점에서 삼성의 혁신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갤럭시S 시리즈의 성공 역사는 그렇게 쓰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