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취항 8년만에

분기 첫 매출 1000억·100만명 달성

제주항공이 창사 이래 첫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분기 수송실적에서도 100만 명을 돌파했다. 금융을 잘 아는 최규남 사장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나타내는 ‘저비용항공사의 특성을 잘 이해한 덕’이라는 분석이다.

최 사장은 23년간 국내외 금융투자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전문가다.

금융전문가인 그가 이제는 애경그룹의 성장동력인 항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력투구 하고 있다. 최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항공사와는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는 직원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에서 지혜를 배우면 된다”고 말하며 제주항공의 새 도약을 이끌어 왔다. 그 결과 제주항공은 최규남 사장 취임 8개월 만에 저비용항공사에서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제주항공은 2013년 1분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1038억 원의 매출과 35억 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712억 원에 비해 45.7%, 영업이익은 지난해 6억원보다 476.7% 증가된 실적이다.

역대 분기단위 최고 매출기록을 세웠던 2012년3분기 937억 원보다 1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1분기 매출분포의 특징은 국제선 688억원, 국내선 337억원, 기타 13억원으로 나타나 처음으로 국제선 매출이 국내선의 2배가 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선은 태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 노선의 매출상승이 큰 몫을 해냈다.

탑승객 역시 처음으로 분기실적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기간 제주항공은 국내선에서 65만4000여 명, 국제선에서 40만7000여 명 등 모두 106만1000여 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이는 분기단위로 가장 많은 탑승객을 실어 날랐던 지난해 3분기 99만3000여 명보다 6만8000여 명 늘어 6.9% 증가된 실적이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80만6000여 명 보다는 무려 31.6%나 증가한 수치이다.

최 사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강화’를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신규 수익노선 확장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공격적으로 강화해 왔다. 또 최남규 사장은 지난해 LCC 중 가장 많은 4대의 항공기를 도입하고, 2분기 이후 미국령 괌과 필리핀 세부, 중국 칭다오, 일본 후쿠오카와 나고야 등에 신규노선을 개설하는 등 경기 침체 국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출범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의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는 듯했으나 2011년 138억원 흑자로 전환하며 한숨을 돌렸다. 회사 설립 이후 8년 만에 수송능력이 37배나 성장했고 수송분담률은 대한항공(34.6%)과 아시아나항공(21%)에 이어 세 번째(12.4%)를 기록했다.

최 사장은 실행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실행을 하고 있어 신시장 진입과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노선 실패를 하는 사례도 있지만 실패를 통해서도 경험과 지식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게 제주항공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를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강화’의 해로 정하고 미래성장을 이끌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해외 LCC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어 이에 대한 방어 및 해외 시장 개척을 하지 않는다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게 최 사장의 판단이다.

공격적인 신규 노선 개척 등을 통해 제주항공은 올해 4800억원의 매출액과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40.7%,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21억원보다 8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최규남 사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해 3분기부터 빠르게 진행된 원-엔 환율 하락, 그리고 한일 또는 남북 문제 등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 등 악재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난 해 초부터 전략적 판단에 따라 2~3년 후를 내다본 집중투자의 결과로 올 초부터 이 같은 실적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