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명품 PB 8명에게 묻다

·최근 투자 상담내용은…
·하반기 돈되는 히든 카드는…
·강남부자들의 동향은…
·여윳돈 5억원이 있다면…

여전히 금융시장은 안갯속이다. 어디로 가야 좋을지 모르고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길만 보이기 때문에 단타투자밖에 할 수 없다. 하반기는 잦은 조정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국 시장의 향방에 국내 경제도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년 경기회복기에 맞춰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질문에 부자들도 쉽사리 답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상반기 주식 상승으로 시세차익을 어느 정도 맛본 상황이다. 시세차익을 어디에 재투자해야 할지, 공격적 또는 안정적인 투자로 방향을 잡아야 할지 가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부자들은 자신만의 명품 PB를 찾아 조언을 구하고 있다.

명품 PB들은 부자들에게 본격적인 하반기에 들어서는 리스크를 부담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며 때를 기다리라고 말한다. 특히 9·10월은 단기 확정금리상품에 돈을 묵혀두고 이후 찾아올 투자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에 <이코노믹 리뷰>는 명품 PB 8명에게 하반기 재테크 지름길을 물었다.

“강남부자 신 트렌드, 우리끼리 사모펀드”
김진기 국민은행 골드앤와이즈 대치 PB센터팀장

“최근 강남부자들의 트렌드는 아는 지인끼리 모여 사모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것입니다. 아트펀드, 한·중 사모펀드 등 국민은행에만 총 9개가 설정돼 있습니다.”

김진기 국민은행PB팀장은 주식시장이 경기에 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통설에 따르면 하반기 경기는 긍정적이지만 내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강남부자들은 대안상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섣부르게 투자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사모펀드. 이번에 새로 출시된 한·중 사모펀드는 한국과 중국의 우량주 10개를 편입해 승부를 낸다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펀드가 80여개의 종목을 편입하는 것에 비하면 자유로운 구성인 셈이다.

특히 김 PB는 중국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중국 증시에 버블이 끼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65% 수준이고 홍콩H증시도 PER 16~17로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면 원자재시장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자재는 중국 경제와 연동하기 때문에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침체됐던 아트펀드도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저 가입금액은 5억원으로 연 10% 정도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부자들은 증여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증여세 인하를 예고해 그 동안 증여를 미뤄뒀던 부자들이 부동산가격이 들썩이기 시작하자 더 오르기 전에 증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PB는 상반기 유동성은 증시와 부동산으로 흘러들었다고 봤다. 그러나 하반기 증시는 상반기보다는 상승폭이 적을 것으로 전망돼 최고 8~12% 수익률에서 평균 5% 정도의 수익률을 예상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부자들이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PB는 최근 강남부자들은 잠실5단지와 한강르네상스 시대를 대비 압구정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강남의 상가를 매수해 직장인에게 임대하기 위해 원룸 등으로 개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 2~3% 기대수익률을 제공했던 노후 대비 상가에 비해 대략 7~8%의 수익계산이 나온다고. 한편, 개별주식은 반도체ETF와 화학ETF를 추천하며 선별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시 큰손들 차익실현하고 관망 중”
박승안 우리은행 TWO CHAIRS 강남센터 팀장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가라.’ 변동성이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명심해 두어야 할 명언 중 하나이다. 하락세를 이어온 시장 상황이 상반기에 바닥을 찍었다면 하반기에는 잦은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안 팀장은 이러한 시장 속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서 확정금리로 현금자산을 확보하면서 자산 일부를 주식과 펀드 등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부자들은 지난해의 기억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회복을 확신하지 못하고 2~3%의 저금리에서 투자할 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 팀장은 “숨 가쁘게 올라온 주식시장의 조정과 금리인상을 기다리고 있는 부자들이 많다”며 “적립식 형태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불입 중”이라고 말했다. 신중한 만큼 부자들의 돈도 MMF나 확정금리 정기예금에 묶여 있다.

하지만 3~6개월 단위로 확정금리에 묶어두는 방법도 좋다.
그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특판의 경우 최대 6%까지 주는 경우도 있다”며 “9~10월은 확정금리 상품에 묻어두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이 부자들을 위해 내놓는 전략은 무엇일까. 확정금리상품과 고수익 고위험 실적배당상품의 중간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권한다. 우량기업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만기 시 7~8%대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펀드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 부자들을 위해 그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상품은 ‘선박펀드’, ‘인프라펀드’ 등이다. 이들 상품은 배당수익률이 있기 때문에 연말 배당을 노려도 좋을 법하다.

그렇다면 8월 말, 본격적인 하반기로 도입하는 시점에서 주식과 펀드에 대한 전략은 어떨까. 박 팀장은 부자들이 단계적으로 환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주식시장에 들어간 부자들은 수익을 벌고 8월 초부터 단계적으로 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확정금리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주식에서 재미를 본 고객들은 차익을 들고 하반기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이 시세차익으로 노리는 투자상품은 다름 아닌 자녀를 위한 주식 매입이다.
박 팀장은 “자녀들에게 주식 일부를 그대로 양도하는 경우도 있고, 시세차익으로 자녀 명의 주식을 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발틱해운지수 등 사모펀드 큰손 유혹”
전세원 신한은행 PB 여의도센터 PB팀장

사모펀드전문PB센터인 여의도지점에 근무하는 전세원 신한은행PB팀장은 차별화된 사모펀드를 추구한다. 전 PB가 최근 출시한 상품은 발틱해운지수를 추종하는 사모펀드.

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의 90%는 트리플A 회사채로 고정시키고 나머지 10%를 BDI지수에 연계해 구성했다. 새로운 상품이라 생소하지만 경기가 최소한 바닥은 지났다는 판단으로 100억원 정도가 몰렸다.

또한 오는 8월중에는 천연가스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유의 대체재인 천연가스가 역사적으로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RPX인덱스지수를 추종하는 사모펀드도 출시한 바 있다.

금융위기로 거주용부동산지수인 RPX지수의 선물과 현물가격이 역전돼 프리미엄 수익률이 13% 에 달해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더이상 부동산가격의 급락은 없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최근 유동성이 일부는 MMF와 MMDA, CMA등의 대기성자금으로, 일부는 과거 틈새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ELS, DLS, 부동산 등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판단했다.

또한 전 PB는 최근 부자들은 그동안 물려있었던 펀드나 주식을 환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안투자상품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고객들에게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효율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주식형펀드를 권하고 있다고. 또한 원자재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우려는 시기상조지만 만일 인플레가 시작되면 빠르고 깊게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상품을 추천했다. 미국국채를 다량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헤지용으로 금을 매수하고 있는 것도 금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고.

또한 다른 고객들이 PB에게 어떤 질문을 하는지도 관심사다. 자산가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부자들의 생각과 비슷한지를 검증해보려는 의도이다.

최근 부자들은 이전보다 더 원금보존 성향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정기예금의 금리로는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ELS, DLS 같은 제한된 하락을 수용하면서 금리+α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물량이 없어 드물기는 하지만 여전히 외화표시채권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별종목으로는 LG화학, LG전자, 우리금융지주, SK케미컬, 삼성전기 등을 추천했다.

“단타로 끊어서 여행·금융주 투자”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센터 PB팀장

최악은 이미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창수 팀장은 “그래도 믿을 것은 주식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 팀장이 상담해 주는 부자들은 주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 1~2개월 전에는 상가투자 등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은행의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과열이 어떠한 결과를 빚었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산이 어느 한쪽으로 몰린다면 시장 충격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김 팀장은 “IT 버블 당시에는 바닥에서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기간이 길었지만 이제는 그 기간이 점점 짧아질 것”이라며 “주식과 채권도 단타로 투자하려는 고객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이 과감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보다 부동산으로 몰렸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김 팀장은 “부자들은 이미 금융장세에 편입돼 여러 가지 금융상품을 맛보고 있다”며 “CB와 BW 등도 그 중 하나였으며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부자들은 선진국 비중을 줄이고 이머징 국가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금융위기로 반토막이 난 펀드를 애써 외면해 왔지만 해외펀드 수익률이 40~50% 이상 회복하면서 손절매를 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이머징 국가에는 분할 매수를 하고 있다. 김 팀장은 “특히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적립식으로 불입하고 있다”며 “브릭스는 경제성장률이 7~10%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고점 대비 저평가돼 있는 브릭스 국가들이 향후 경기회복에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단타투자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한 김 팀장은 업종과 종목을 잘 따져서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그가 추천한 업종은 여행과 금융주이다. 여행업은 원화 강세를 띠면서 해외여행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익이 좋아질 전망이다. 금융주는 아직 저평가돼 있는 부분이 많고 법적 규제 완화로 인해 금융업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단타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해도 ‘리스크 관리’를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김 팀장은 “목표 수익률이 달성되면 환매해서 수익을 다시 재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목표 수익률은 국내형 펀드가 10~15%, 해외펀드 20%, 채권 8% 정도이다.

“9~10월은 투자 휴식기고금리 회사채 틈새상품”
백은영 기업은행 테헤란로지점 PB팀장

강남부자들의 하반기 재테크 전략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숨 가쁘게 상승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의구심도 강남부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올 초 주식시장으로 들어간 부자들은 일부 환매하고 있다. 일부는 장기적으로 가져가되, 현재의 시세차익은 환매해 확정금리형 정기예금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백 팀장은 “이성태 총재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후로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시사하면서 시중은행의 내부 금리는 일제히 최소 0.2%에서 최대 1%까지 뛰어올랐다. 기업은행도 내부금리가 8월13일 현재 전일 대비 0.2%p 증가해 4.1% 정도를 기록했다.

내부금리가 오르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상승하자 부자들의 대기자금이 일제히 백 팀장에게 몰렸다. 0.1%라도 더 받겠다는 부자들의 심리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최대 30억원 정도의 금액이 10분도 안 돼 3개월 정기예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유동자금이 강남지역 상가로 집중된 적도 있지만, 현재는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춤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부자고객들에게 가장 좋은 상품은 고수익 채권 또는 3개월 RP(환매조건부채권) 상품”이라며 “주식과 확정금리의 중간 형태의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욕구는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맛본 반토막 펀드 때문이다.

백 팀장은 “금과 원유 등 원자재에도 관심이 많지만 투자에 직접 나서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주식시장도 과열 조짐이라고 느끼는지 환매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녀는 9, 10월은 투자의 휴식기가 될 것으로 이야기했다.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했듯이 투자자들도 한번 숨을 고를 때가 됐다는 것이다. 확정금리상품에 단기로 넣어놓고 투자 적기를 살펴보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투자전략은 한마디로 ‘거치식으로 하지 말자’이다. 한편으로는 시장이 회복되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면 그만큼 시세차익도 많이 볼 것으로 기대되지만,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서 거치식은 자살골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백 팀장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고금리 정기예금과 고금리 회사채가 하반기에 인기 좋은 투자상품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대만 주식시장에 주목할 만”
윤석헌 씨티은행 올림픽지점 CE팀장

9월과 10월 투자를 신중히 하라는 의견은 PB들마다 공통된다.
미국 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경우 한국 주가지수는 다시 한번 120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는 게 정답이지만, 투자를 쉬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윤 팀장은 “시장이 하락하는 것은 반대로 투자 기회가 열렸다는 말과 같다”며 “9~10월 조정 시기를 잘 버텨내면 11월 이후 수익률 낼 수 있는 상품을 많이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자들의 자금흐름은 정체돼 있다. 금융권, 특히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은행권의 정기예금에 돈을 묶어두고 있다. 부동산에 신규 투자가 활발하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현실은 저금리에 대출을 받아 재투자되는 자금들이다. 그가 권유하는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부동산 30%, 하이일드채권 등 고수익 채권을 20%, 정기예금 10%, 주식과 펀드 20%, 쿠폰 형태의 연금상품 20% 정도이다.

금리가 낮아도 정기예금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변수에 각각 대응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10%라도 들고 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본격적인 하반기가 시작되는 9월과 10월, 조정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윤 팀장은 투자를 쉬지 말라고 조언한다. 투자하는 리스크보다 투자하지 않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것이다. 조정이 잦은 시기에 그가 추천하는 투자상품은 채권형 펀드와 지수연동형 정기예금, 쿠폰 형태의 연금상품 등이다.

모두 원금보장이 되는 동시에 5% 이상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그의 고객들은 올 초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3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이후 현재 단계적으로 환매를 진행 중이다. 시세차익은 단기형 원금보장 상품에 넣어놓고 재투자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현재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윤 팀장의 답은 ‘Yes’이다.

그렇다면 시기를 불문하고 그가 고객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히든카드 상품은 무엇일까. 그는 향후 대만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타이완과 중국 본토 간 상호 금융협정을 맺으면서 본토 자금이 타이완으로 몰릴 것이라는 말이다. 현재 대만 IPO(기업공개) 업종에 본토 자금이 참여 중이다.

“경기회복 영향 하이일드채권 부각”
조희선 SC제일은행 삼성PB 센터장

조희선 SC제일은행 PB팀장은 최근 시중에 풀려 있던 단기 유동자금들이 부동산과 개별주식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조희선 PB는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되면 더 빠른 속도로 주식 쪽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며 “아파트 등 주거형 부동산보다는 임대료 수입과 가격상승에 대한 차익을 노리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경제지표들이 꾸준히 경기회복의 신호를 보여 주고 있어 하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하강 국면이 마무리되고 U자형 회복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금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은 현재 투자하고 있는 투자상품의 회복 또는 기대수익 실현을 기대하면서도 아직은 적극적인 주식시장 투자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부자들은 ELS나 ELF 등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상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경기회복 사이클이 시작되면 하이일드채권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글로벌 하이일드 상품 등으로 투자 비중을 높여 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하이일드채권은 경기침체기에 채권가격이 급락한 하이일드채권가격이 경기회복과 함께 빠르게 가격 회복을 할 것으로 기대돼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초광물에 투자하는 COMMODITY상품도 추천했다. 경기회복과 기업의 투자가 활발해지면 원자재가격의 상승이 동반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부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전망과 상황에 따른 투자상품이다. 이에 조 PB는 “시장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상품의 경우 시차를 두고 적립하는 형태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PB는 또 “그 외에 시장이 지금보다 상당 부분 하락해도 연 15%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ELS상품, 채권, 주식혼합형, 전환형 등의 상품에 투자할것을 권유하고 있다”면서 “기업 부도율이 많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회사채나 단기 CP 등에 투자를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예금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초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 쪽으로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개별주식으로는 하반기 경기회복과 함께 소비가 회복되고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주(자동차, 통신,가전 등)와 4대강 개발 등 건설경기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어 건설주를 추천했다.

“특정금전신탁으로 틈새시장 공략”
유용애 외환은행 목동 트라팰리스 PB팀장

“지표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심리적인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악재에는 둔해지고 호재에는 민감했지만 경기가 하락하면 다시 악재에는 민감해지고 호재에는 둔감해지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유용애 외환은행 PB팀장은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투자환경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 변동성이 남아 있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카드대란, 서유럽 위기 등 아직 눈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식이나 펀드로 한꺼번에 자금을 넣는것 보다 현금보유 후 주가가 조정되면 간접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 PB는 최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금리가 올라가면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투자처는 아니라고 말했다. 만일 본격적인 금리상승에 돌입하면 확정금리로 자금을 단기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지만 유동성이 부동산과 직접투자로 크게 흐르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융위기 이후 몸을 사리는 부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정적 성향의 부자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해 확정금리 상품을 찾고 있다. 반면에 공격적 성향의 부자들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것이라고 보고 조정을 받으면 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안투자를 찾는 부자들에게 유 PB는 특정금전신탁을 권하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매매하는 상품으로 소수의 부자들이 모여서 만든 일종의 사모펀드이다.

일반적으로 공모펀드가 주식의 움직임보다 둔한 것에 비해 이 상품은 종목선택 시 고객과 논의도 가능하고 증시에 대한 대응도 신속한 맞춤형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5억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고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운용할 수 있는 곳에는 거의 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부자들은 투자시기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크다. 이에 자금을 MMF에 넣어두고 시장을 관망하는 부자들이 많다고.

하지만 하반기에는 강력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이 유 PB의 판단이다. 만일 증시가 오르더라도 강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금리도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자금을 단기로 운용해 현금을 확보한 후 기회를 봐서 투자하는 전략을 권할 예정이다.
한편, 개별주식으로는 금융주와 IT 관련주가 선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