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인컴・해외채권형펀드 어때

‘리스크를 감내해야할 것인가 아니면 3% 금리에 만족해야할까.’ 요즘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싶다. 이에 시장에서는 리스크와 기대수익에 거품을 뺀 ‘중위험・중수익’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와는 달리 상품군도 ELS, 인컴펀드, 해외채권형펀드, 메자닌펀드 등으로 다양해져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중인 김대한(만 42세) 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2011년 유로존문제가 사그라지지 않아 4년간 유지해오던 펀드를 환매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예금에 자금을 묶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저축은행의 3년 만기 정기적금의 금리가 6%를 육박했던 걸 기억해내고 관련 사이트를 기웃거려보지만 현재 금리는 시중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식시장이 안정되면 직접투자를 시작해 볼 예정이지만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고 해도 언제 다시 변동성이 커질지 몰라 두렵다. 주변에서는 인덱스펀드를 권하지만 앞서 펀드 투자를 통해 손해를 봤던 터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연봉이 동결돼 월소득은 변동이 없지만 첫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교육비가 늘어 가계비용은 증가했다. 재테크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아울러 마흔에 접어든 만큼 은퇴 이후에 대한 준비도 하고 싶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돈 굴리기 참 힘들다”라는 한숨 섞인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는 비단 김대한 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지금 ‘금리 티핑포인트’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재테크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왠지 낯선 ‘금리 티핑포인트’는 아웃라이어 저자로 유명한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고안해 낸 ‘티핑포인트’를 활용한 용어다.

티핑포인트는 어떤 일이 처음에는 미미하게 변화하다가 어느 지점을 지나 급격하게 확산되는 영역을 뜻하는데,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이용해 ‘금리 티핑포인트’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냈다.

금리 티핑포인트는 동일한 이자소득을 내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초저금리 진입 직접을 뜻한다. 대체로 3~4% 금리가 유지되는 구간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김대한 씨가 낮은 예금 금리에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금리 티핑포인트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자산관리와 인적자산 가치제고가 언급된다. 이중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자산관리 전략은 단연 ‘중위험・중수익’이다.

진화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

투자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중위험 ・중수익’은 갈수록 예측이 어려운 증시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유사한 개념으로 ‘시중금리+알파’가 있다. 해를 거듭하며 지속되는 글로벌 경제 불황과 증시 불안으로 갈수록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이에 투자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내놓아 관련 상품군이 다양해졌다.

ELS, ETF, 인컴펀드, 해외채권형펀드, 절대수익펀드, 수익형 부동산 등이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이중 ELS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수준 이하로만 빠지질 않으면 6~12% 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손꼽힌다. 지난해에는 총 발행규모가 47조5356억원으로 전년대비 35.4% 증가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ELS는 크게 기초자산의 성격에 따라 종목형과 지수형으로 나뉘는데 최근 KOSPI200지수나 S&P500 등의 지수와 연계된 지수형 ELS가 집중 발행되고 있다. 종목형대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게 이유다. 또한 월지급식 ELS의 경우 수익발생시기를 분산해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인덱스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도 랩 상품으로 거듭나며 채권과 주식에 함께 투자하는 등 형태가 다양해졌다. SK증권이 올해 초 출시한 ‘SK Good Timing Hybrid(혼합형) Wrap’은 채권과 주식의 투자 비중을 7대 3으로 배분해 운영된다. KDB대우증권의 ETF랩상품인 폴리원(Folione)은 하나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시장상황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스스로 교체하는 상품이다.

채권의 또 다른 매력 중수익

채권을 이용해 중수익을 추구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채권혼합형펀드가 대표적이다. 채권혼합형의 경우 자산의 일부는 채권에 투자하고 30% 가량을 주식에 투자해 안전과 수익성 모두를 추구한다. 특해 해외채권형상품이 수익률이 높다. 해외혼합형펀드는 연초이후 5.20%의 수익률을 거둔 반면 국내혼합형은 0.60%에 그쳤다.

해외채권형상품은 브라질 국채와 글로벌 리츠, 글로벌 인컴 등 투자 상품도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시대에 고금리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흥국채권을 투자 유망 상품으로 꼽는다. 특히 브라질채권은 이자소득과 환차익 모두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어 절세효과도 볼 수 있다. 다만 해외상품 선택할 때는 자금 환금성을 고려해야 한다.

정명희 SK증권 영업부 PIB센터 과장은 “해외 상품 중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이 안정적이고, 시장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 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려면, 채권이면서 환율 안정성은 물론  시장금리 이상의 중수익 확보 시 투자 자금을 회수 할 수 있는 환금성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메짜닌펀드가 새롭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상품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 조건부자본증권 등에 주로 투자해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상품 구조상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도 수익을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투자기간이 3년 이상으로 정해있어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