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가 성공하면 지역 경제를 돕는 것은 물론 관광효과와 함께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화된 축제들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최근 홍길동의 본고장을 놓고 여러 지자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홍길동’을 잡으려는 이유는 딱 하나. 스토리다.

 

움츠러들었던 꽃샘추위를 거쳐 봄꽃이 만개했다. 지난 주말 고속도로는 갑자기 닥친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았다. 봄비가 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질까 싶어 서둘러 관광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이젠 ‘브랜드’가 붙은 축제들이 몇 개 생겼다. 이번 달 1일부터 10일간 치러진 진해군항제 벚꽃축제, 다음 주부터 시작될 청도 소싸움축제 그리고 26일부터 시작될 함평나비축제 그리고 매년 겨울 진행되는 인제빙어축제까지. 한번 진행 됐다 하면 수백만 명이 찾는 전 국민의 축제가 됐다.

진해군항제는 300만의 방문객이 찾아와 벚꽃 구경과 함께 창원 지역의 볼거리와 음식거리를 대량으로 소비해 지역 경제와 홍보 효과를 동시에 누렸다. 함평나비축제의 경우 전시관 안에 나비를 직접 풀어놓아 아이들이 나비를 가까이서 보고 나비의 세계에 빠져들게 구성했다. 행사의 대미는 나비를 직접 날리는 행사로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별도의 참가 신청도 마련됐다. 함평은 이로써 친환경 농산물뿐만 아니라 나비로도 유명한 나비의 고장으로 확실히 포지셔닝하게 됐다.

지역 축제의 성공은 직접적으로 지역 경제를 돕지만 부수적인 관광효과와 함께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다. 매해 개최되는 남원 춘향제는 남원이 춘향전의 배경 도시라는 점과 함께 남원과 전북지역이 초,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 방문 때 꼭 한번 고려해 보게 되는 장소로 만들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세련된 전시 기법이 함께했기 때문인데 축제의 성공은 지자체에도 많은 유익을 준다.

이제 전국 팔도 중에서 친환경적인 환경에서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지 않는 곳은 없다. 특히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되면서 제주도의 한라봉이 전남 지역에서도 재배되고 각종 열대과일이 전역에서 생산된다. 이에 지자체와 농가에서도 브랜드력이 있는 농산물의 생산과 함께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관광 홍보 소재 발굴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몇 년 전 ‘홍길동’의 본 고장을 놓고 여러 지자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장에 ‘스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고 주목 받기 쉬운 마케팅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라면 차별화된 브랜드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브라질 리우 쌈바 카니발 축제나 일본의 삿포로 눈꽃 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등은 단순한 콘셉트에 집중해 한 가지 스토리를 보여준다. 카니발 축제에서는 길게 줄을 늘어선 채 춤을 추는 정열적인 춤 동작과 흥겨운 리듬을 선보이고 삿포로에서는 온통 하얀 눈만을 보여준다. 결국 한가지의 단순함에 집중해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했던 지자체의 축제도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위한 정비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성공 방법은 잘한 것과 차별화되는 것은 살리고 단점은 없애는 것이다. 날씨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요즘, 또 하나의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전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고 이목을 끌 스토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