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줄여 실내 장식에 사용한다면 사무실과 카페 등 영업 환경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비싼 돈을 들여 인테리어만 한 곳보다는 계절에 맞게, 실내 분위기에 맞게 실내 장식을 한 곳에 더 눈길을 주기 마련이다.

고객들의 발길이 잦은 만큼 매출 향상으로 이어진다. 건축이 기초화장이고 인테리어가 색조화장이라면 조경은 마음화장에 비유할 수 있다.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분위기 마케팅을 강화할 때다. 전원주택에 대한 인기에서 알 수 있듯이 같은 건물이라도 어떤 것이 더 조경이 잘돼 있느냐에 따라 건물값이 달라지 게 된다.

숨 가쁜 도시 생활에서 사람들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간을 순화하는 데 자연만큼 좋은 치료는 없다. 또 자연을 우리 주변에서 가까이 접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정원을 가꾸는 것이다.

조경은 도시환경 개선 차원을 넘어 운동·오락·휴양·교육·산책·보건·위생 등 다양한 분야와 깊이 연관돼 있다.

조경은 시각적 형태의 조화라는 이점 외에 기후 및 대기질 개선 등 지구 환경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조경을 종합예술로 부르는 것은 별도 독립된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건축·설계·인테리어·조명·음향·조형예술물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서양의 경우 건물을 신축할 때 조경가, 건축가, 설계 담당자가 사전에 서로 만나 의견을 조율한다. 공간의 효율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건축 따로, 인테리어 따로, 조경을 따로 할 경우 그만큼 비용은 높아지게 된다.

야외 파티장에 조명을 설치할 경우 화단은 물론 공간 장식물들이 더 돋보인다. 여기에 음악·음향 효과를 가미할 경우 감동과 느낌은 배가된다. 선유도공원에서도 음향장치를 활용하고 있다.

조경산업 발전의 선행조건 ‘예술적 가치’

유럽 모델 정원을 가보면 대부분 식물과 나무들만 식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오브제(공간장식물)와 조각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조각가들도 모델 정원을 상설 작품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술품이 화랑에만 전시되기보다는 야외에, 그것도 푸른 숲을 배경으로 했을 때 더 뛰어나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경관과 조망권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경관의 가치와 아름다운 조망권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불과 10년 전이다.

이제는 한강변에 좋은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들의 값이 오르고, 너나 할 것 없이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시대가 됐다. 요즘에는 자연을 닮은 아파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단지 내에 실개천이 들어서 있는 아파트들도 많아지고 있고, 베란다에 조경을 한 아파트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예술적 가치를 담은 조경 작품 조경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낮다고만 탓할 게 아니다. 관계부처와 건설업체의 잘못도 크다. 일정 비율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데 연연하다 보니 아름다움을 연출하기보다는 적당히 공사를 마무리하는 데 급급하다. 식재되는 수종도 소나무와 주목, 회양목 등 너무나 천편일률적이다.

소나무는 관리가 까다로운 점이 있지만 전나무, 주목, 회양목은 잘 자란다. 관리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중에 뒷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잘 죽지 않는 나무들로 공사를 하고 있고, 건물주들도 별다른 요구사항 없이 이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관계부처에서도 지구온난화와 대기질 개선 등을 위해 공원 조성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별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경 작업을 한 이후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나중에 쓰레기 더미로 변질되고 만다. 식물은 사람을 키우는 것과 같기에 관리가 소홀하게 되면 쉬 죽게 되고, 조경 작업하기 전보다 더 흉한 모습을 보이고 만다.

건설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은 조경업체 또한 그 규모가 작고 전문성 또한 크게 뒤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조경 작품이 나올 리 만무하고 시민들의 외면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건축과 조경을 각기 다른 독립 분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조경을 별도 범주로 대하지 않기 때문에 조경의 중요성에 대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조경 예산을 늘려도 전체 건축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현재의 하청, 재하청 고리를 끊고, 보다 나은 작품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조경을 독립적인 분야로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경제신문 송광섭 부장·독일 국가공인 조경사 (songbir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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