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모색(사진기)>
- 2003년
- light drawing
- 100x120cm
- 한영호 作

한영호 작가에게 빛은 세상과 소통하는, 사물을 바라보는 미디어다. 20세기 문명은 밝음을 더 강조하고 길게 유지시키는 다양한 인공빛을 만들어냈고,

또 빛을 분해하고 그 속성을 알아내 현상의 사물들을 순간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하나의 미디어로서의 빛. 마샬 멕루언의 말처럼 미디어가 인간 감각들의 확장이고 그래서 미디어의 변화가 인지의,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다양해진 빛(미디어)은 분명 우리에게 세상과의, 사물과의 서로 다른 다양한 소통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오감 중 가장 멀리 있는 사물을 감지할 수 있는 지각인 시각은 문자 생성 이후인 역사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형상모색(축음기)>

- 2003년

- light drawing

- 100x120cm

- 한영호 作

물체와의 거리뿐 아닌 정신과의 거리도 멀리 유지할 수 있다 간주되어 흔히들 현대를 시각적이고 합리적이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문제를 ‘들을’ 때보다 ‘바라볼’ 때 훨씬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 시각적 지각은 빛이 없다면, 그 기능을 상실한다. 빛(Light)이 나누어주는 어둠과 밝음으로 세상과 물체는 그 형태와 색깔, 빛깔(Color)을 부여받고 공간과 면이 생기며 우리의 시각적 지각으로 감지되어 진다.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하니 가장 멀리 있는 것을 가장 빨리 지각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샬 멕루언의 테제처럼 인간과 세계 사이 존재하는 모든 매개(체)를 미디어로 간주한다면, 빛은 시각과 지각의 절대적 미디어가 아닐까 한다.

빛은 형상(ges-talt)을 드러내는 미디어일 뿐 아니라 색깔 즉 빛깔(color)을 드러내기도 한다.

생략된 공간(어둠) 속에서 2차원적 형태만을 탄생시킨 한영호 씨의 빛드로잉은 마치 우리의 기억(머리) 속에 남아 있는 세계의, 물체의 형상(이미지)과도 같이 모든 색깔(color)이 하나의 빛으로 승화돼 그 형태만 뚜렷하다.

홍호진 UNC갤러리 대표 (dmitri@unc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