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를 넘어 OLED를 논하는 시기에 때 아닌 양초 열풍이다. 세계 양초 시장 규모는 13조원에 이른다. 단순히 빛을 밝히는 용도에서 장식용품의 감초역할을 하면서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특히 요즘에는 향기 나는 초가 주가를 올리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양키캔들이다. 4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브랜드는 미국 양초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창업 시장도 활황이다. 미국의 경우 양초 만들기는 주부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는 부업중 하나다. 미국양초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양초 소매 판매액은 23억 달러(2686억 원) 이상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마법 양초도 출시됐다. 온도에 따라 빨간색과 파란색, 초록색으로 몸통 색깔이 변하는 양초다. 불어도 꺼지지 않는 양초도 있다. 한번 훅 불면 순간적으로 꺼지지만 2~3초 이후 양초는 다시 살아난다. 이 양초는 집회 때 유용할 것 같다. 촛불이 수백만 개 모이면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 일국의 대통령으로부터 두 번 씩 사과를 받아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집회 때 사용되는 초를 만드는 공장은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양초 공장 관계자는 “촛불 집회가 빈번하면 매출이 종전 보다 1/3정도 오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양초의 원료인 석유 값이 워낙 올라서 큰 매출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모여서 힘을 내기도 하지만 초는 그 하나로도 괴력을 낸다. 양초 하나로 전 재산을 홀랑 까먹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미국의 경우 촛불을 통한 화재건수가 매년 1만8000건에 이른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양초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143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차원에서 일본에서는 태양광 충전 양초도 나왔다. 이 양초는 8∼10시간 햇빛을 모으면 15시간 연속 점등이 가능해 화재 걱정이 없다.

초로 돈 버는 사람은 양초업계뿐만이 아니다. 한 때 초치기로 팔자 펴보겠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초치기’는 시험 시간 때 시계의 초침을 일치하도록 맞춘 뒤 일정 시각에 기침이나 발소리 등 특정행동으로 정답을 주고받는 행위를 말한다. 때문에 2005년 수능 때는 감독관이 아날로그시계를 모두 회수해 가기도 했다. 시계업계는 이에 착안, 감독관의 제재를 벗어날 수 있는 ‘수능시계’를 개발했다. 수능시계는 수능이 치러지는 11월 초, 매출액이 20%씩 오르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초치기로 돈 버는 사람이 있다. 다양한 종목을 옮겨 다니며 단타매매로 주가를 끌어올리며 치고 빠지는, 일명 ‘초치기 작전’을 통해서다. 테마주 등 유동성이 풍부한 소형주를 대상으로 짧게는 2분 내에서 상한가나 시장가로 2~3주씩 매수주문을 내고 하한가로는 1주씩 주문을 던진다. 특히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1~3주의 매수주문을 분당 300회 이상 던져 매수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위장한다. 이후 추종매매로 주가가 1~2% 오르면 바로 분할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뒤 유유히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