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클리닉●

홍삼은 만병통치약인가?

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
(www.dongyak.kr)

요즘 우리 주위에서는 홍삼을 꾸준히 복용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홍삼을 복용해서 좋다는 분들도 많이 있고 별 효과 없다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민족 최대 명절 중의 하나인 설이 다가오면서 평소 소홀했던 어른들께 건강을 챙기시라는 의미에서 홍삼을 많이 선물하기도 합니다. 이제 홍삼은 특별한 약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건강식품의 일부가 된 느낌입니다. 그런데 과연 홍삼은 아무나 오랫동안 먹어도 문제가 없는지, 모든 홍삼은 안전한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홍삼을 판매하는 사람들 중에서 일부는 홍삼은 체질에 상관없이 복용해도 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으니 꼭 먹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장복해도 상관없으며 심지어 평생 먹어도 된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말 때문인지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홍삼은 안전한 건강식품이며 장복해도 문제가 없으며 체질에 상관없이 누구나 먹어도 된다고 믿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홍삼은 인삼을 여러 번 찐 것에 불과합니다. ‘찐다’라는 말에는 약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성의 완화 및 보존 기간을 늘리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약은 반드시 찐 이후에 사용해야만 안전한 것도 있습니다. 결국 홍삼은 인삼을 찐 것이므로 인삼과 큰 차이가 없는 약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점은 인삼보다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므로 홍삼의 부작용도 인삼의 부작용에 비해서 상당히 약하거나 서서히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홍삼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고혈압, 중풍, 두통, 안구충혈, 코피, 구내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환자의 경우 무턱대고 많은 양을 꾸준히 복용하게 되면 점차적으로 두통이 나타나게 되고 심하면 중풍이라고 얘기하는 뇌졸중이 와서 목숨이 위태로워지거나 평생을 불구로 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홍삼은 양기(陽氣)를 보강하는 약재이지만 그 용량이 과하면 양기의 과다로 초래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홍삼을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야 합니다. 만약 홍삼의 부작용이라고 판단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즉시 복용을 중지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홍삼을 고를 때는 성분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홍삼 엑기스라면 홍삼의 함량이 높아야 하는데 실제 대부분의 홍삼 엑기스는 홍삼의 함량이 0.3~3%를 넘지 않습니다. 흔히 홍삼 엑기스에는 홍삼만 들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제품을 잘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수크랄로스라고 하는 합성 감미료가 들어가 있는 것에서부터 시클로덱스트린, 구연산나트륨, 합성착향료 등 여러 가지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녀가 홍삼액을 먹은 이후부터 밥을 잘 먹기 시작한다면 이러한 화학 첨가물이 들어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홍삼은 단순한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 분명한 한약입니다. 한약은 전문가의 진단하에 본인의 증상에 맞게 조제된 이후에 복용을 하면 안전하지만, 잘못 복용하게 되면 치명적인 생명의 위협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설에도 어른들께 홍삼을 선물하기 전에 먼저 어른들이 홍삼을 복용해도 괜찮은 분인지에 대한 전문가의 진단을 받은 이후 선물하는 것이 진정으로 건강을 챙기는 일일 것입니다.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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