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국장

박종길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국장은 청년고용정책과 관련된 전반적인 일에 힘쓰고 있다. 그는 창의와 혁신이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미래사회에서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큰 재산이라며 ‘창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역시 ‘청년창직 인턴제’뿐 만 아니라 다양한 물적·인적 지원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핀란드의 국가총생산(GDP) 4분의1 가량을 차지했던 ‘노키아’가 몰락하자, 많은 사람들은 핀란드 경제의 앞날에 대해 걱정했다. 하지만 핀란드 정부는 이를 기회로 보고 노키아 살리기보다는 ‘창업·창직’을 택했다. 벤처캐피털 조성, 노키아 직원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노키아 퇴직자가 세운 신생 기업만 300개가 넘었으며, 여기에서 ‘앵그리버드’ 제작사도 탄생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난 박종길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국장은 핀란드의 예를 들며, 이 사례가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와 혁신이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미래사회에서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큰 재산”이라며 “일하고 싶은 청년이 능력과 실력에 따라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3가지 정책방향 추진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먼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입니다. 교육·안전·복지 등 국민에게 필수적인 4대 사회서비스 분야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을 제고할 것입니다. 청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직 사업에도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의 창조경제 시대에는 아이디어와 과학기술 간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박 국장은 청년의 원활한 노동시장 진입을 위해 재학단계에서 직장체험 등을 통해 조기에 진로탐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과정 또한 현장맞춤형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능력·실력 중심의 인재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열정과 잠재력을 가진 청년들이 역량을 키워 학력과 스펙이 아닌 능력과 실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고, 취업 이후에도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청년들이 기업에서 인턴기간을 거치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노하우를 배우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창직 인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인턴기간동안 임금의 50%를 지원해 청년이 창의적인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인턴 수료 후 6개월 간 전문 교육, 멘토링, 창직공간 지원 등 청년의 홀로서기가 가능하게 도와준다.

“2010년 5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창직인턴제는 점차 지원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850여명이 창업·창직, 관련분야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인턴제를 통해 많은 청년들이 문화콘텐츠, 지식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꿈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우리나라 지도를 티셔츠, 의류, 스카프 등에 접목하는 맵 디자이너, 한옥 건축을 영상 및 교구재로 만드는 직업 등 청년들의 창의적·도전적 아이디어에 감탄한 적이 많았었습니다.”

박 국장은 청소년 진로전문 잡지 ‘두리번’을 발간한 한천희 대표의 사례도 소개했다. 우리가 서점이나 미용실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지는 패션, 생활정보 등이 대부분이다. 이에 한 대표는 청소년의 진로와 문화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드물다는 사실에 착안해 창직에 성공한 경우다. 이 잡지는 드라마, 영화 속에서 묘사하는 직업들을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으로 최근에는 영화 ‘반창꼬’에서 나오는 소방관의 업무, 어려움을 겪는 일, 자격 기준 등을 설명한 내용을 담았다. 박 국장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이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수요가 있어 창직에 성공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들의 경우,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창직인턴제가 생겨난 것이다. 인턴기간동안 청년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노하우와 네트워크, 경영 전략 등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게 되고, 이후에는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 및 멘토링, 창직공간 등을 청년에게 지원하고 있다.

“창직에 성공한 청년들을 만나보면 인턴제를 통해 알게 됐던 사람들과 이에 따른 노하우가 실제로 경영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청년들이 창직 준비기간 동안에 각자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게 물적·인적 지원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한정된 예산이지만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올해 창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도전해 볼만한 분야는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IT 강국이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마트폰의 경우, 가입자가 3200만명, 보급률은 67%로 세계 1위다. 이미 스마트폰을 활용한 뱅킹, 게임, 주식 서비스 등 많은 파생 상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박 국장의 견해다.

“한 예로 최근 유행한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 단순한 게임 하나만으로도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이라면 놀랄만한 수익성을 만들 수 있잖아요. 청년들의 뛰어난 감각으로 스마트폰 등 IT 분야와 제조·문화 콘텐츠 등의 분야를 융·복합해 새로운 직업들을 충분히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관련된 분야 역시 도전해 볼 만 하죠. 인간을 ‘호모루덴스(Homo Ludens)’라고 명명하는 것처럼, 유희(遊戱)는 인간의 근본적 욕구예요. 스토리가 있는 관광 등 보다 재미있고,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한다면 새로운 창직의 기회가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박 국장은 “창직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닐 것”이라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은 여러 도전과 실패 속에서 비로소 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년들 모두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는 박 국장은 굳건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다면 분명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역시 청년들의 이러한 꿈을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