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도 중수익・중위험 시대

리스크를 감내하며 높은 수익을 기대하던 시대가 가고 있다. 그야말로 중수익‧중위험의 시대다. 어느 정도 투자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안전하고, 수익률 역시 견조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런 상품이 어디에 있을까. 지난 10년간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마켓 국공채는 연평균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이 여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도 꾸준히 증가했다. 모두 미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정책으로 유동성 공급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글로벌 금리도 전반적으로 하락추세를 유지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신용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다. 특히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은 신흥국 채권과 저등급(HY) 채권 강세의 일등 공신이다.

유동성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저금리 유지는 기업들의 차입 부담을 덜어줘 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했고, 이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시장의 강세로 이어졌다. 또한 주요 국가들의 금리가 하락(미국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 레벨을 보였다)하자 이머징 국공채(Hard & Local currencies)의 투자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10년간의 질주 향후에도 지속 기대

최근 발생한 리만 브라더스 사태나 유로존 재정 이슈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보다는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의 증가가 좀 더 두르러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는 양적완화를 통해 상당 기간 동안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에 하이일드 채권이나 이머징 국공채와 같은 중수익 및 중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투자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듯 10년간 하이일드채권과 이머징마켓은 아주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하이일드채권은 2003년 이후 연평균 12.33%의 수익률을 달성했으며, 글로벌 하이일드 역시 12%가 넘는 성과를 보였다. 이머징마켓의 경우 로컬 통화는 11.59%, 국공채는 9.64%의 견조한 수익률을 올렸다. 이처럼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마켓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유로존 재정이슈나 미국 정부 지출삭감 및 부채한도증액 등의 이슈가 시장에 변동성을 가져왔지만 글로벌 경기는 더디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는 상황이나 정부지출 삭감과 증세 등의 이슈로 인해 예상보다 더딘 경제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재 수준의 금리를 2015년 중순까지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 한바있다. 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발표로 인해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었지만, 유로존 재정 이슈가 궁극적으로 해결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의 경제성장은 상당 기간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ECB 또한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거나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중앙은행 역시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2014년 시행 예정)를 통해 경기회복을 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상존하는 불확실성과 더딘 글로벌 경제성장, 주요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등으로 인해 향후 1~2년간 중위험‧중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글로벌 및 미국 하이일드 채권 시장과 이머징 국공채 시장의 투자 매력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일드채권 최대 변수는 미국 금리 상승

하지만 미국의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꾸준히 회복세를 나타낼 경우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달러표시 채권(하이일드 및 이머징 국공채)들의 자본 손실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이러한 채권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달러표시 이머징 국공채가 저조한 성과를 보인 반면 로컬통화표시 이머징 국공채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점은 이머징 국공채 및 하이일드 투자에 반드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위안화 채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위안화 국제화라는 메가트렌드에 힘입어 느리지만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금리 및 환율 자유화를 위한 당국의 조치 등이 위안화 채권 시장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향후에도 위안화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판단이다.

중국이 7%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뤄낼 경우 2~3% 수준의 완만한 위안화의 절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G2로서의 막강한 경제력과 높은 경제성장률, 안정된 펀더멘털 등으로 인해 위안화 채권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투자자는 긍정‧부정적인 전망 공존 받아들여야

현재 이머징 국공채나 하이일드에 투자하고 있거나 앞으로 관련 펀드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라면 높은 수익률만을 기대하는 건 지양해야한다. 채권뿐 아니라 대부분의 투자 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공존하기 때문에 어떤 전망이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칠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또한 예상치 못했던 호재나 악재가 발생해 시장을 뒤흔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항상 확고한 투자 목표를 지니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투자 목표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분산투자를 하면서, 투자 목표에 따라 펀드의 조정을 수행하는 것이 보다 나은 투자전략이다.

따라서 이머징 국공채나 하이일드 펀드는 투자 목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의 일부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며, 과도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일명 ‘몰빵투자’는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