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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결혼은 재테크가 아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모두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내용이 마무리된다. 실제 결혼생활의 어려움이 빠져 있는 동화일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면 왕자와 공주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을 결혼으로 연결했다는 자체로 값지다고 여길 수 있지 않을까.

결혼한 후의 생활이 어떻든 결혼하기까지 다양한 시련과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건 요즘도 마찬가지다. 이미 사귀는 이성이 있다면 그나마 낫지만 솔로의 경우 이성 찾기부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이성을 조건부로 찾기 시작하면 교젷는 것부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혼적령기가 되면 한번쯤 결혼정보업체 가입을 고민하게 된다. 겉에서 본 결혼정보업체는 결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화수분 같은 곳이다. 하지만 막상 찾아가 상담을 받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결혼정보업체는 돈이 없으면 만남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한번쯤 들었던 것처럼 나이나 학벌, 직장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가입 레벨에는 제한을 둔다. 그리고 그 레벨에 따라 소개받을 수 있는 남자의 등급도 달라진다. 어느 결혼정보업체는 가장 저렴한 가격이 380만원이었는데, 싸다고 하지만 일반 회사원의 한두 달 치 월급과 맞먹는 수준이다. 학벌이나 직장이 좋을수록 비싼 서비스를 권유 받는다.

그래야 좋은 신랑감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가입 후 1년 동안 무제한으로 소개를 해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5~8회로 소개 횟수를 제한한다. 횟수를 제한하는 업체에서 대졸 여성에게 권하는 서비스의 가격은 419만원. 이를 횟수로 나눌 경우 남자 한명을 만나는데 많게는 80만원가량을 지불하는 격이다. 이렇게 조건을 따져서 결혼을 하면 동화 속 공주처럼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결혼을 해야 했던 부모 세대보다 이혼율이 더 높다. 물론 시대가 바뀜에 따라 발생한 문화적, 사회적 차이를 배제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따질거 다 따지고 결혼을 하면 이혼율이 낮아야 하는데 오히려 높다는 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이혼율은 47.4%로 미국과 스웨덴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결혼에 대한 의미를 너무 확대 해석한데 있다고 본다. 일부 결혼정보업체에서는 상담을 하면서 ‘결혼도 재테크’라는 말을 사용했다.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 규모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맥빠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결혼은 서로의 통장을 합치는 게 아니라 마음을 합치는 게 먼저다.

누군가에게서 이익을 얻으려고  하면, 그 상대방도 그 사람을 '이익의 대상'으로만 간주한다. 결혼은 결국 '통장의 결실'이 아니라 '사랑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정혜선  |  swan0125@econovill.com  |  승인 2013.03.26  14: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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