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무직 여성, 결혼이 하고 싶다면?

결혼정보업체에 따르면 20대 무직인 여성이 결혼을 하기 위해 내세울 만한 조건은 ‘어린 나이’다. 여기에 예쁜 외모와 남성들과 대화도 잘 통하는 센스까지 겸비한다면 무직이라도 상관없다.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취업의 기회도, 결혼할 상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역시 열려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부모님의 재력상태, 학벌, 개인의 능력 등에 따라 여성은 더욱 하이클래스의 남성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임진희(가명·26세) 씨는 취업 준비생이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바로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취업은 어렵고 결혼은 하고 싶고, 그래서 결혼 정보를 업체를 찾아가 봤다. 의외다. 무직인 임 씨에게 커플매니저가 호의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가 한 몫 한다고 하니 임 씨는 언제 될지도 모르는 취업에만 목을 매다가 허송세월만 보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생각에 아찔하다. 보통 결혼정보업체의 가입비는 기본이 100만원대 초·중반부터 시작해 취업 준비생에게는 비싼 가격이라 고민이 된다. 그러나 어리고 예쁜 이 순간, 다시는 오지 않을 과거니까 더욱 고심하게 된다.

봄이 왔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여성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것을 보니 봄이 오긴 오려나 보다. 화사한 봄날에 어울리는 신부들의 결혼 준비 또한 한창 때인 시기다. 20대 중반에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계획을 하는 여성들이라면, 이런 화창한 날 마음이 더욱 싱숭생숭하다. 요즘 취업난이 심각하고, 이에 졸업을 유보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본의 아니게 결혼 역시 뒤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졸업은 했지만 아직 미취업 상태인 그녀들이 만약 결혼을 위해 결혼정보업체에 등록을 하려고 한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업계에서 5위 안에 드는 업체에 26세 미취업상태 여성의 조건으로 상담을 받으면 의외로 호의적이다. A업체의 경우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못생기거나 혹은 너무 나이가 많다면 회원으로 등록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외에 어린 나이는 ‘무기’이자 가장 내세울 만한 ‘스펙’이라는 게 커플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 업체의 경우 현재 92년생부터 회원 등록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상대방 남자를 만날 수 있는 폭이 넓다고 설명했다.

150만원 대를 지불하고 회원으로 등록되면 다양한 전문직의 남성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여성과 남성이 서로의 프로필을 보고 승낙을 했을 경우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보통 여성이 나이가 어리다면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를 당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나이라면 직업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 남자의 시간에 맞춰줄 수 있어 더 많은 기회가 있고, 성사 확률 또한 높다고 한다.

그러나 28살 여성부터는 같은 가격이라도 만남의 횟수가 1회씩 차감된다. 그 이유는 남성들이 주로 20대 중반의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30대가 가까워질수록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나고자 하는 상대에 따라 가입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지, 본인이 무직인 점은 전혀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는다. 물론 어린 나이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이 전제다. 그런데 가입비가 약 150만원 정도라면 20대 미취업 여성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커플 매니저가 농담조로 한마디 던진다. “할부 끝나기 전에 사랑하는 오빠를 만나면 갚아 줄 수도 있겠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럭셔리한 콘셉트를 내세우는 B업체다. 이곳 역시 기본 가입비가 100만원 초·중반 이지만, 26세 여성이라면 기본 200만원 중·후반대의 전문직을 만날 수 있는 노블레스 정도는 가입해줘야 한다고 권했다. 30대에 직업이 없는 여성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 나이에는 취업을 이제 막 하거나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이다.

과거 법조인, 의사 등 전문직의 선호도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여성들이 잘 사는 집안의 대기업 사원을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전문직이라고 해도 정통으로 부모님 세대부터 이어져온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도 까다롭게 따진다. 여기에 부모님의 학벌과 재산 정도에 따라 더 높은 직군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결혼정보업체에서는 회원 등록 시 학력증명서, 졸업증명서, 재직 증명서, 혼인관계 증명서, 등본 등 개인이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에 대한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본인 앞으로 있는 재산과 부모님의 재산 규모, 결혼 시 재정적인 지원 규모 등에 대해서도 밝혀야하며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내용의 서약서 역시 작성해야 한다.

이에 여성이든 남성이든 구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의 직업, 성격, 외모, 신혼집 마련 자금 규모 등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여기에 본인이 어느 정도 수준의 레벨인가를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 대부분의 결혼정보업체에서는 무직이라도 어린나이와 집안 배경을 내세워 충분히 전문직의 남성을 만날 수 있으며, 오히려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