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보통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피크를 이루는 휴가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덥다 보니까 하루 종일 선풍기를 끼고 살아도 무더위가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한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만 한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실내에서 에어컨을 틀어 놓으면 밖이야 어떻든 여름 더위는 겁나지 않습니다.

최근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한 것을 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역시 에어컨이 많이 팔릴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여름철에 너무 에어컨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칫 건강이 악화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흔히 듣는 ‘냉방병’은 대부분 에어컨의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여 외부와의 온도차가 많이 나는 환경에서 오래 생활하면 생기기 쉽습니다.

회사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집에 갈 때가 되어 갑자기 바깥의 더운 공간으로 나가게 되면 우리 몸은 빨리 적응하지 못합니다.

또한 바깥의 더운 환경에서 갑자기 너무 시원한 공간으로 움직이게 되어도 몸이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몸은 언제나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환경이 천천히 변화되어야만 적응할 수 있도록 몸이 만들어져 있는데 에어컨을 과도하게 틀어서 외부와 실내의 온도 차가 적정 수준 이상이 되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 에어컨의 온도를 외부와 많이 차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여름철 감기와 냉방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물론 이렇게 외부와의 온도 차를 줄이는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여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여름은 번수(蕃秀)라고 하는데 이는 ‘번성하고 수려해지는 계절’이라는 뜻입니다. 여름은 만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인데 이때는 잠자리에 약간 늦게 들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여름은 양기(陽氣)인 태양이 오래 떠 있는 시간이므로 충분한 양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수면 시간이 평상시보다 조금 줄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름에 양기를 많이 받아야 되는 이유는 가을, 겨울에 받는 양기가 부족하므로 미리 저축을 한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낮이 짧고 밤이 긴 시기이므로 양기를 받을 시간이 적습니다. 그러므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여름에 많은 양기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름에 많은 양기를 받기 위해서는 땀을 흘리더라도 바깥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저 시원한 것이 최고라고 하여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만 쐬면서 살다가는 당장 여름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가을 겨울에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이유 없이 체력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물론 아주 뜨거운 오후에 운동을 하는 것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

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

(www.dongyak.kr)

대적으로 선선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운동은 괜찮습니다.

양기를 받되 뜨거운 대낮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받기보다는 아침에 해가 뜬 직후나 저녁에 해지기 전에 운동을 하면서 양기를 받는다면 여름뿐 아니라 가을과 겨울도 건강하게 날 수 있습니다.

결국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가급적 에어컨 사용 시간을 줄이고 땀을 흘리는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이 에너지도 절약하고 건강도 지키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