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들이 새로운 정책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산업자본이 금융권에 유입되면서 M&A와 민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은 물론, 자본확충이 용이해짐으로써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각각 3.63%, 8.00% 상승,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5.74%, 6.69%로 급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보합세에 그쳤다.

이는 산업자본의 지분 한도가 확대되면서 실질적 대주주가 없는 주요 은행들의 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 소유 은행이 민영화 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금융자본으로 인정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정부 소유 은행들의 민영화에서 지분 인수 가능성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하나금융지주도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아 투자자금이 들어가기 쉽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사실상 M&A가 가시화될 수 있다”며 “실제로 하나카드를 분사하면서 SKT가 파트너로 들어가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나흘 연속 상승하고 있다.

산업자본 계열 증권주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금융지주사법이 통과되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CK증권은 최신원 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상한가를 쳤으며, 한화증권과 HMC투자증권은 각각 7.08%, 4.55%로 급상승세를 보였다.

공정거래법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일반 지주사가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금융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다. 금융자회사를 소유한 준지주사는 완전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