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상 사장은 인터뷰 당일인 지난 17일 오전 인터뷰 장소로 가지 않고 토공 본사로 출근하면서 자진 사퇴처리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이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그러나 최근 최재덕 사장이 사장 후보 추천 3배수에서 제외되면서 이종상 사장 자진 사퇴에 대한 실마리가 풀렸다.

즉, 이 사장이 후보에 사퇴한 것은 청와대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이 사장은 사퇴 이후 직원들에게 쓴 편지에서 과열 경쟁에 따른 용퇴로 사직에 대한 변을 알렸다.

하지만 인터뷰 전날(16일) 오후까지 꼼꼼하게 준비를 해왔다는 주변의 말을 정리해 볼 때 ‘청와대의 뜻을 파악했기 때문에 사퇴를 했다’는 것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상 토공 사장의 사퇴로 인해 잠시나마 유력 후보자로 지목됐던 최재덕 주공 사장 역시 통합공사 임원추천위원회의 결과 최종 3명의 후보자에서 제외됐다.

관가에서는 이미 이종상 사장의 사퇴에서 최재덕 사장의 후보 탈락을 예상했다고 한다.

이종상 토공 사장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최재덕 사장도 최종 3배수에 올라가 경합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사장이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것을 볼 때 “관료 출신을 배제한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표출됐다는 것.

청와대가 관료 출신을 배제키로 한 것은 공기업 사장 선임 방침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종상 토공 사장과 최재덕 주공 사장을 후보에서 멀찌감치 배제시켜 놓고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양기관 사장을 임명한다면 향후 인사권 행사 시 떠돌게 될 잡음으로 통합공사를 순조롭게 이끌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복도에서 만난 한 고위 간부는 “이종상 사장의 사퇴로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났다”며 “청와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고 직원 간의 화합을 이뤄낼 수 있는 민간인 출신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홍성일 기자 hs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