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클레인외환은행장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물밑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PEF와 접촉하는 한편, 금융감독당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미국계 PEF인 오크트리캐피탈(oaktreecapital, OCM)과 만나 전략적 투자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이번 접촉은 미국 PEF업계와 M&A시장에 정통한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이 7월 셋째주 직접 미국을 방문해 이뤄진 것으로, 외환은행 매각을 포함한 재무적 투자자(FI)에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의장

금융계 관계자는 “클레인 행장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환은행의 현 사정을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LA에 본부를 둔 오크트리캐피탈은 2009년 3월31일 기준으로 운용 규모가 511억2200만달러인 세계적 대체투자 전문운용사로, 전 세계 14곳 지역에 사무소가 분포돼 있다.

론스타는 이번 오크트리캐피탈과의 접촉 후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인 ‘캘퍼스’와 접촉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캘퍼스는 론스타 펀드의 주요 구성원 중 하나이며, 지난 6월 금융당국의 불허로 외환은행 M&A 작업에 착수하지 못한 텍사스퍼시픽그룹(TPG)도 론스타 펀드의 창시자이다.

이번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이 금융감독원 김종창 원장과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6, 7월 맏딸의 결혼과 빙모상을 겪은 김 원장에게 단순히 인사하러 왔을 뿐, 면담시간이 몇 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HSBC와의 M&A 결렬 이후 금감원과 접촉하지 않았던 론스타가 한국 사정을 잘 아는 웨커 의장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매각 협조를 구하는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론스타가 잇따라 미국계 PEF와 만나는 것은 해외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후 외환은행 매각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정서상 해외 직접 매각이 힘들다고 판단, 전략적 FI를 구해 국내 금융사와 합작투자 형태로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론스타는 해외에 매각하기로 입장을 결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