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2013년

작년 3월, 이 사람은 외국 민간인이 헝가리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헝가리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헝가리 투자 외국계기업 중 고용창출 효과 2위 기업으로서 현지 경제발전에 기여한 데 따른 것이다.

해외에서 공을 세우고 있는 그의 이력을 대략 읊어 보자면 1937년생,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 차남, 경기고등학교와 앨라바마대학교 졸업, 동양나일론의 이사를 거쳐 한국타이어제조 임원으로 활동, 1985년 한국타이어가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뒤 대표이사로 3년 간 회사를 이끌었다. 그의 이름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총수인 조양래 회장 얘기다.

한국타이어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면서 조 회장은 그동안 전문경영인인 서승화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경영을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그러다가 한국타이어가 기업분할을 하면서 지난해 9월, 24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니 그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관심이야 오죽하랴 싶다. 그도 그럴 것이 포스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 향후 경영권 승계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그의 아들들에게까지 초점이 맞춰진다.

조 회장은 지난해 9월 1일자로 기존 한국타이어를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로 분할했다. 이로써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투자회사 역할을 하고 한국타이어는 제조와 영업을 담당하는 핵심 자회사가 됐다.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조 회장이 책임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76세의 고령인 그가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조 회장은 기업분할을 통해 두 아들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사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대표이사를 맡았고,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사장은 신설법인 한국타이어의 마케팅본부 사장을 맡았다. 특히 2013년은 조현식 사장에게 뜻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주회사 격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책임지며 맡게 된 경영 원년이기 때문.

또한 올해 한국타이어가 과연 타이어사업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동시에 외형 확장을 통해 타이어전문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버지 조 회장과 아들 조현식 사장은 함께 올해 전체 수익의 95% 이상이 타이어사업에서 발생하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비 타이어부문을 강화하는 데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의 딸인 조희원씨에게도 시선이 간다. 최근 여성 배당부자 상위권에 올랐다고 한다. 재벌닷컴이 지난 5일까지 현금배당을 결의한 748개 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배당금을 집계한 결과, 조 씨가 22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다. 어찌됐든 올해는 한국타이어에겐 ‘아빠와 아들들’의 대활약이 기대되는 한해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