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종으로 장사를 해도 잘 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품질, 가격 등의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의외의 ‘스토리’로 대박을 치는 곳이 많다.

 참 희한하다. 똑같은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망한다. 언뜻 보면 대박의 비결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맛집도 있고 수억을 투자해 유명 연예인까지 내세워 사업을 크게 벌이지만 이내 불협화음으로 조용히 정리되는 곳이 있다. 비결은 무엇일까? 누구나 다 어려운 요즘이지만 불황 속에서도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어 어려움을 극복하는 개성 있고 독특한 대박집들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주 용문산 등산의 하산길에 지인이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나를 국도변 휴게소로 이끌었다. 허름한 외관이었지만 도착하자마자 눈을 의심하게 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국도변 여느 휴게소와 다를 곳 없는 그곳에 점심을 먹기 위해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던 것. 그분들이 번호표를 받아 대기하고 있었던 메뉴는 다름 아닌 7000원의 한식 뷔페였다. 가격만으로 볼 때 서울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뷔페이지만 이 휴게소는 남들과 다른 그들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었다. 그 콘텐츠는 다름 아닌 지하철역 셔틀버스 운행 서비스였다.

휴게소 근처에는 용문산이 있었고 많은 퇴직자와 노인분들이 지하철을 이용하여 용문산에 가고자 했지만 지하철역에서 용문산까지는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점을 착안해 휴게소 운영자는 용문산 등산객을 위해 버스를 운행하며 지하철역에서 휴게소, 휴게소에서 용문산, 그리고 다시 용문산에서 휴게소를 거쳐 지하철역까지 무료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주말 산행을 하는 서울, 경기 지역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내려 휴게소 측이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산행을 마친 후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한 후에 귀가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언뜻 보면 간단하지만 ‘셔틀버스’ 서비스는 휴게소를 살리고 용문산을 널리 알려 나아가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 하는 큰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고기를 남들과 다른 숯불구이 불고기로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ㄷ불고기’ 사례이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 전국민이 한번쯤 방문해본 고기집이지만 ‘ㄷ불고기’는 숯불구이 조리법을 불고기에 응용해, 숯불에 구워 별도의 국물 없이 제공하는 불고기 맛과 서빙법으로 신선한 사고 발상의 전환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열 명 남짓한 남성들이 숯불에 불고기를 구워 제공하는 것을 보는 것은 ‘서비스’의 차원을 넘어선 예술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서비스의 최고급만을 제공하는 호텔 중에서도 탁월한 서비스와 스토리로 어필하는 호텔도 있다.

합리적인 중저가 호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켄싱턴 호텔 체인’은 저렴한 가격의 숙박료이지만 호텔 한곳 한곳마다 저마다의 스토리를 선보이며 뜨내기 고객이 아닌 ‘고정고객’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설악산 켄싱턴 스타 호텔의 경우 영국의 문화를 고스란히 가져와 영국의 빨간 버스를 그대로 전시하고 있고 영국의 문화가 깃든 북카페와 함께 호텔에 입점함 몰들도 호텔의 분위기와 일관성을 이루는 ‘신사의 품격’을 전달하고 있다. 켄싱턴 스타 호텔의 벨보이는 다른 호텔과는 달리 영국의 의상과 모자를 쓴채로 손님을 맞이한다. 제주 켄싱턴 호텔의 경우 제주도의 일몰과 일출을 눈앞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고즈넉한 포구에 자리 잡아 제주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경치와 바다를 바로 보여준다.

이렇듯 잘되는 서비스에는 반드시 차별화된 스토리가 숨어있다. 대박 서비스에는 서비스에 담긴 나름의 히스토리와 실패를 잇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고, 명품이 제공하지 못하는 소박함과 함께 인간미가 풀풀 풍기는 또 다른 멋이 깃들어 있다.

운칠기삼! 사업과 장사는 운이 대세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용문산 휴게소와 ㄷ불고기 그리고 켄싱턴 호텔의 성공은 흔히 말하는 ‘자리’가 좋은 곳에 있지도 않고 유명한 요리사나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신한 사고 발상의 전환과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의 오랜 관찰 그리고 차별화된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서비스도 이제는 콘텐츠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