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밴쿠버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최고’라는 단어다. 6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니트(EIU)〉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는가 하면, 7월에는 앨버타 오일샌드 산업의 중심지인 캘거리를 제치고 캐나다 최고 부자 도시로 뛰어올랐다.

부동산시장 회복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초까지 시린 겨울처럼 꽁꽁 얼었던 캐나다의 주택시장은 2분기 들어 활기를 되찾더니 현재 주택가격과 거래량, 신축허가건수까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밴쿠버 지역 부동산 거래량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캐나다 부동산시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광역밴쿠버 부동산 협회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9년 5월 한 달 동안 판매된 광역밴쿠버의 주거용 부동산의 수는 3524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02채 대비 17.4%의 거래량이 증가했다. 지난달에 비해서는 18.9% 늘어났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이 개최됨에 따라 캐나다 라인 등 사회간접자본이 완공되고 있어 주거환경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밴쿠버 주택시장에서는 현재 그 지역 수요자는 물론이고 외국의 투자자들까지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이던 주택시장의 분위기 역시 급변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의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에는 매물의 상태가 양호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물건의 경우 나오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

밴쿠버에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시장 참여가 늘면서 밴쿠버 다운타운의 경우 5억달러 전후의 고층 콘도, 코퀴틀램 지역은 3~4억달러 후반대가 인기다.

급매 물건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겼던 노스 로드 일대 일부 신축 콘도는 융자 문제가 해결되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밴쿠버 주택시장이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택가격 하락 압력이 줄어들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움직일 법하다.

그러나 지난 20일 캐나다달러는 전날보다 0.75센트 오른 미화 대비 90.35센트에 거래를 마치는 등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택 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캐나다 환율은 미국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고 캐나다 환율이 덩달아 오르는 것이 아니다.

캐나다 통화가치는 원자재가격과 같이하기 때문에,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미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원자재가격이 떨어지면 약세를 나타낸다.

현재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유가 상승이 이대로 계속되면 캐나다 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12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현재는 차익 목적의 주택구입보다는 실수요 위주의 장기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

적어도 밴쿠버에서 5년 이상 거주, 즉 이민이나 유학과 같은 실질적인 목적으로 투자를 한다면, 주거지를 임대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의미에서 주택이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

향후 원자재 동향이나 캐나다 경제를 살펴 환율변동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더불어 미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약세가 맞물리는 시기를 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폴스크릭 지역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