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이 ‘신세 타령’을 할 때가 바로 잘 맞은 볼이 디봇에 들어간 경우다.
디봇은 스윙을 하고 난 후 잔디가 떨어져 나간 자국이다.

흔히 ‘페어웨이의 지뢰밭’이나 ‘작은 벙커’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벙커보다도 오히려 탈출이 더 어렵다.

오죽하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조차도 “가장 잘못된 규칙이 디봇에 있는 볼을 드롭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을까. 하지만 악법도 법이다. 이 지뢰밭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본다.

예각으로 다운스윙을 가져가야 뒤땅을 방지할 수 있다.

1. 짧게 잡고 예각으로 눌러 때린다

디봇에서 탈출할 때는 먼저 ‘뒤땅’에 주의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뒤땅을 치게 되면 볼은 불과 20~30야드 전진하고 만다.

반대로 토핑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토핑을 내더라도 방향성과 거리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볼부터 맞히는 게 핵심이다.

샷을 하는 요령은 <사진1>처럼 클럽을 좀 더 짧게 잡고 예각으로 클럽을 휘두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테이크백에서 손목을 좀 더 일찍 꺾으면서 들어올린다.

그러면 다운스윙도 백스윙의 역순으로 이뤄져 가파른 각도로 볼을 직접 맞힐 수 있다. 이 이론이 어렵다면 그저 눌러친다고 생각하자. 최상의 샷은 디봇 안에 또 다른 디봇을 만드는 것이다.

그립을 내려잡는 것은 클럽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디봇에서의 샷은 비거리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 한클럽 길게 잡고 콤팩트한 스윙을 가져간다.

그래도 자꾸 뒤땅을 친다면 시선을 볼의 뒤쪽이 아니라 앞에 두도록 한다. 평소보다 볼을 우측에 두는 것도 요령이다.

볼이 디봇 시작 지점에 있을 때는 토핑을 생각하고, 끝 지점에 있을 때는 손목 부상에 주의해야 한다.

2. 볼 위치에 따라 요령도 다르다

<사진2>처럼 볼이 디봇의 어느 부분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샷의 난이도와 스윙도 조금 달라진다.

볼이 디봇 한가운데 있다면 평소처럼 쳐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디봇이 맨땅이 아니라 모래로 메워져 있으면 페어웨이 벙커에서 치는 느낌으로 휘두른다.

볼이 디봇의 시작 지점에 있다면 토핑을 내듯 찍어쳐야 한다. 거리 손실도 크다. 반드시 한두 클럽 길게 잡으라는 이야기다.

디봇의 끝 부분에 볼이 있다면 기술적인 어려움보다는 부상 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임팩트 직후 헤드가 잔디에 걸리는 탓에 손목을 다치기 쉽다. 스윙을 하기 전 손목을 충분히 풀어주고 부드럽게 휘둘러야 한다.

디봇 방향이 타깃라인과 다르게 있을 때도 있다. 보통 디봇이 옆결로 되어 있다고 말한다. 타깃라인보다 디봇이 우측을 향하고 있다면 아예 처음부터 우측을 겨냥한다.

임팩트 순간 헤드의 힐 부분이 잔디에 걸리면서 페이스가 닫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디봇이 목표 지점보다 왼쪽이면 타깃 왼쪽을 겨냥한다.

견고한 스탠스를 위해 발을 살짝살짝 회전시켜 신발 옆에 모래가 쌓이도록 한다.

3. 페어웨이 벙커는 스탠스가 기본

디봇에서의 스윙을 완벽히 익혔다면 페어웨이 벙커도 두려울 게 없다. 스윙은 똑같고 볼이 놓인 라이에 따라 몇 가지 전략적인 부분만 더하면 된다.

모래 위에 살포시 놓여 있다면 그린을 직접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1/3 이상이 모래에 묻혀 있다면 탈출이 우선이다. 벙커 턱의 높이도 중요하다. 턱이 높다면 웨지를 사용한다.

벙커 샷에서도 견고한 스탠스가 핵심이다. 스탠스를 잡을 때는 무조건 발을 모래 깊숙이 파묻는 게 능사는 아니다. 여기에도 고수들만의 노하우가 있다.

발을 살짝 회전시키면 <사진3>처럼 신발 옆에 모래가 쌓여 발이 잘 밀리지 않는다. 스탠스가 낮아진 만큼 클럽도 그만큼 내려잡는다. 어드레스 때는 양손이 볼보다 앞쪽에 위치하는 핸드퍼스트 동작을 취하고, 무릎은 너무 굽히지 않는다.

지도=김성곤 프로 (tittle990@hotmail.com)
정리=아시아경제신문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사진=아시아경제신문 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클럽 및 의상 협찬=투어스테이지
장소 협찬=제일골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