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날날씨가 풀리는 3~4월이 되면 춘곤증이나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목,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신경쪽으로 튀어나와 목 신경을 누르는 증상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춘곤증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 맘 때면 사무실이나 학교 등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을 발견하기 쉬운데 춘곤증으로 조는 사람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버스 안이다.

우리는 흔히 버스를 타면 잠을 자게 된다. 버스에서 졸린 이유는 귀의 평형감각이 불균형해져 생기는 멀미 때문이다. 문제는 버스 안에서의 토막잠이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의 척추는 수십 여 개의 뼈로 연결돼 있는데 이러한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몸의 중력과 충격을 흡수시켜 주고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담당하는 물렁뼈 같은 것이 바로 추간판, 즉 디스크이다. 목 디스크란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신경 쪽으로 튀어나와 목에서 나오는 신경을 누르는 것을 말한다.

목 디스크를 부르는 가장 안 좋은 자세는 ‘일(一)자목’ 자세다. 일자목이 되면 머리의 하중이 목으로 집중돼 목뼈의 디스크 노화를 가속시킨다. 경추의 C커브는 스프링처럼 충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일자목이 되면 디스크의 충격완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외부의 충격이 척추와 머리로 전달되게 된다.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 역시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 납작하게 찌그러지고 결국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에서 고개를 숙인 채 조는 습관은 컴퓨터를 볼 때 보다 더욱 심한 일자목을 유발한다. 특히 고개를 아예 숙이고 자는 습관을 가졌다면 ‘일자목’ 을 넘어서서 아예 경추의 C커브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자세가 된다. 이때 경추가 받는 하중과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하다. 특히 장거리 출퇴근자의 경우 수면시간이 길기 때문에 경추가 받는 하중은 매우 커지게 된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졸다보면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리거나 고개가 갑자기 꺾이게 되기 쉬운데 이때의 순간 충격은 일자목 만큼이나 경추에 부담을 주게 된다. 매우 가벼운 차량 접촉사고 임에도 불구하고 목 디스크 부상을 당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경추가 순간 충격에 그만큼 약하다는 방증인 것. 실제로 목 디스크 환자 두 명 중 한명은 순간 부상 때문이라는 집계가 나온 적이 있을 정도로 경추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약하다.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졸다가 순간적으로 고개가 꺾이면 갑작스럽게 목 디스크가 올 가능성이 있다. 버스의 경우 급정거의 가능성이 있어 더욱 위험하다.

목 디스크에 걸려 경추 신경이 눌리게 되면 어깨와 팔, 손가락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을 느끼게 된다. 버스에서 수시로 고개를 숙이고 조는 사람이 원인 모를 두통이나 팔 저림 등의 증상으로 고생한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목 디스크가 생겼다고 해도 모든 환자들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 및 통증환자 10명 중 8명은 약 처방과 물리치료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일단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며, 턱을 머리 위쪽으로 당기는 견인 방법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근육 이완제와 진통제 등의 약물 요법과 온열 요법, 초음파 요법 등의 물리 치료도 시행할 수 있는데, 이런 요법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신경차단치료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치료 후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목 디스크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잠을 안자는 것이 가장 좋다. 엉덩이를 의자에 깊숙이 밀착시키고 허리와 고개를 바르게 펴는 ‘바른 생활 자세’가 최선의 예방법이다. 최근에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자세도 목에 많은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은 피해야 한다.

이용성 현대유비스병원 뇌·척추센터 진료원장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

대한 근골격 레이저학회 회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