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Report

中, 건강·웰빙시장 후끈
외국기업들, 품질 관리와 브랜드 홍보로 공략해야

중국 남부 저장성(浙江省)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오랫동안 운수업에 종사해 온 정(鄭) 씨는 피곤할 때마다 음료 ‘왕라오지(王老吉)’를 즐겨 마신다. 정 씨는 “왕라오지에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데다 다량 함유된 중의학 약재가 피로 회복에 매우 좋다”며 “운전하면서 하루 한두 캔씩 꼭 마신다”고 말했다.
왕라오지 팬은 정 씨만이 아니다. 음료시장에서 왕라오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판매량 1위로 중국인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 비결은 중국적인 특색을 가미한 건강·웰빙음료라는 데 있다.
올해 중국이라는 블루오션을 후끈 달군 제품들의 특성은 건강·웰빙·친환경이다. 이들 제품은 쓰촨성(四川省) 대지진 이후 음울한 사회 분위기, 멜라민 파동 같은 대사건을 겪으며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중국인들 사이로 확실하게 파고들었다.
왕라오지는 원래 광둥(廣東) 지역에서 유행하던 전통 량차를 개량한 제품이다. 약재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데다 콜라 같은 탄산음료와 차별화한 기능성으로 건강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그 덕에 중국의 음료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중국 제1의 음료’로 선정됐다.
환경·자연 친화적인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 것도 올해 중국시장의 한 특징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중의약이 첨가된 샴푸·화장품도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제조업체 럭스는 지난해 중의약 성분의 샴푸를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녹색식품시장 규모 약 40조원
지난 9월 멜라민 파동 이후 건강·웰빙·유기농 상품과 안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중국 대륙의 녹색식품 시장 규모는 2000억위안(약 40조원)에 달했다. 녹색식품 시장은 연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하반기 인문·과학·녹색을 ‘3대 이념’으로 삼은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유기농 녹색식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더 커졌다. 중국 생태환경개발연구소는 최근 베이징에 ‘아오뤼터(奧綠特) ’녹색 유기농 야채 판매 체인점을 개업했다. 인기는 가히 선풍적이었다. 아오뤼터는 ‘올림픽과 그린’을 합성한 단어다. 아오뤼터는 올해 말까지 체인점 1500개를 개설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에너지 절약이나 저공해 산업 유치를 권장하면서 환경·건강 관련 산업은 더 성장할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환경 보호와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린 뉴딜’로 불리는 4조위안 규모의 내수부양책을 내놓아 친환경·녹색은 앞으로도 중국경제의 주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합성세제 없이 세탁이 가능한 하이얼(海爾)의 친환경 세탁기, TCL의 에너지 절약형 TV, 하이신(海信)의 주파수 변환 에어컨, 화치(華旗)의 휴대용 태양광 충전기도 친환경 열풍으로 틈새를 파고든 제품이다. 일반 원단보다 3~4배 비싸지만 알레르기성 피부염 환자 같은 확실한 수요 계층을 사로잡은 유기면도 성공적인 제품으로 손꼽힌다.
KOTRA 상하이무역관의 김윤희 과장은 “중국 내 산업 전반에 걸쳐 웰빙·건강·환경 관련 기준과 인식이 크게 강화하고 있다”며 “외국기업이 중국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런 트렌드를 읽으면서 철저한 품질 관리와 브랜드 홍보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경제 송화정 베이징특파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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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개최된 농업박람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현대적 유기농 야채 재배 기술을 배우고 있다.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