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 해도 밤에 몰래 버릴까 우려

중국 내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에는 분리수거도 없고 쓰레기 종량제도 없다. 하지만 일부 시에서는 쓰레기 배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에 살면서 낯선 환경과 다른 제도 등으로 인해서 한국보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게 당연한 일 일터지만 한국이 더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분리수거다.

물론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서 분리수거는 반드시 해야 하고 맞는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음료수 하나를 먹고서도 이 포장지는 비닐인가 아니면 플라스틱인가 고민해야 하고 바닥에 조금 남은 음료수도 깨끗이 씻어서 유리병 통에 넣어야 하나, 그냥 넣어도 되는 것일까라는 사소한 고민을 할 때는 그냥 다 한꺼번에 넣어서 버리는 중국스타일이 간편하다 느껴지는 것이다.

유리와 플라스틱, 종이,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다양하게 나누어 분리수거를 하고 반드시 해당 지역의 쓰레기봉투를 사용해야 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가정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를 아무 비닐봉투에나 담아서 버리면 된다. 슈퍼마켓에 가면 검정색의 아주 얇은 쓰레기통 봉투를 판매하지만 워낙 얇아서 조금만 뾰족한 것이 들어가도 찢어지는 터라 질기고 튼튼한 슈퍼마켓용 비닐봉투도 자주 이용한다.

슈퍼마켓에서 주는 비닐봉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료라서 일부 아주머니들은 달랑 2~3개의 물건에 봉투도 2~3장을 달라는 억지도 썼지만 이제 1장당 돈을 얼마씩 받아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주부들도 제법 많다.

비닐봉투 유료화에 이어서 중국은 분리수거 및 쓰레기 줄이기에도 나섰는데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사람들의 저항이 많은 편.

중국이 쓰레기 문제에 유독 민감한 것은 최근 몇 년 새에 도시에 유입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도시의 쓰레기처리 능력이 인구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많이 차려서 남겨야만 손님 접대를 잘한 것으로 생각하는 중국 특유의 식문화 때문에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5000만 톤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중국 총 식량생산량의 10분의 1에 상당하는 양이다.

베이징의 경우 매일 1만6400톤의 쓰레기가 배출되며 이 중 절반 이상인 9600톤이 음식물 쓰레기다. 베이징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1인분 등의 메뉴를 신설하고 남은 음식을 손님이 싸 갈때는 비닐봉지나 포장용기 값을 받지 않도록 했다.

중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도시 중의 하나인 광저우는 지난해 여름 중국 도시 중에 최초로 쓰레기 배출에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루에 광저우에서 발생하는 가정 쓰레기의 양은 1만8000톤, 이중에서 재활용 등을 제외하고도 1만4000톤을 매일 처리해야만 한다. 나날이 늘어가는 쓰레기 산을 방치할 수 없었던 광저우시측은 사용하는 쓰레기봉투의 숫자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쓰레기의 양이 유난히 많으면 추가적으로 요금을 더 부과하도록 했다. 한국과 유사하게 지정된 쓰레기봉투만을 사용토록했고 매달 60개의 봉투를 나눠주되 이보다 더 사용할 경우 봉투당 0.5위안(한화 85원)을 내고 사야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밤중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거나 혹은 비공식 비닐봉투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많이 넣기 위해서 봉투를 무리하게 눌러서 음식을 넣어서 오물이 밖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칭다오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계획을 밝혔다. 칭다오의 스난구를 시작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행해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올해 9월부터 스난구에서도 4개 거리를 우선적으로 선정해서 분리수거를 실시해보고 여기에서 쌓인 노하우를 통하여 10월~12월 사이에는 분리수거 시범지역을 1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2014~2015년에는 스난구 전지역에 분리수거정책을 적용할 계획이며 2015년에는 가정용 쓰레기 수거와 운송 및 처리 등을 한번에 실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칭다오 전체 쓰레기의 60%를 처리하고 2020년까지는 관련 법률 및 제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이시도 조만간 가정용 쓰레기에 대해서 처리비용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하이데일 리가 이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정도의 시민들은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고 환경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며 찬성의 입장을 밝혔으나 약 30%의 시민들은 이미 세금을 충분히 거두고 있는데 왜 쓰레기 처리를 위해서 추가적으로 요금을 부과해야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시민들은 얼마나 비용을 내야하는지에 따라서 다르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중국인 지갑이 항상 현금으로 가득 차 있는 이유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모습을 보면 다른 국가의 관광객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 관광객들에 비해서 1건당 단가가 비싸고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명품을 선호한다는 것 외에도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다닐만한 중국인이면 중국에서도 괜찮게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지갑 가득이 빡빡하게 넣어놓은 현금을 내보일 때는 돈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불안하기까지 하다.

해외여행에서뿐만 아니라 중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갑 가득이 빽빽하게 현금을 넣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늘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을 현금을 가득히 든 지갑을 들고 다니는데 이유는 카드 사용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가 있는 중국인은 얼마 되지 않고 한국의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도 중국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해 받고 있다는 ‘은련카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불카드로만 가지고 있다. 신용으로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산다는 것은 현금을 눈앞에서 봐야만 거래가 이뤄지는 중국의 상황에서는 아직까지 쉽지 않은 것이다.

또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할지라도 카드를 받는 상점의 숫자도 제한적이다. 신용카드는 외국인 대상의 레스토랑이나 호텔 등을 제외하고는 받는 곳이 드물며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를 벗어나면 카드 사용처는 확연히 줄어든다.

몇백만원, 수천만 원까지 현금 결제도 하다 보니 일수가방과 같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남자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지갑에 넣을 수 있는 현금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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