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근교에서 여행 목적지로 인기 절정의 상종가를 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아는 사람들은 벌써 눈치를 챘을 것이다.

바로 지난 15일 개통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주변 지역이다. 가평은 물론이고 레저 명소인 청평, 호반의 도시 춘천 등으로 가는 길이 한결 편해지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벌써부터 이어지기 때문이다.

총 연장 61.4㎞로 서울 강일IC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에서 끝나는 이 길은 주말이면 만성적인 정체로 줄잡아 2~3시간 넘게 걸리던 춘천 가는 길이 40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그만큼 주변 지역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 것이다. 설악IC, 강촌IC, 남춘천IC 등 각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30여분 안에 모든 여행 목적지들이 모여 있다.

춘천에는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남이섬과 중도유원지 등이 있다. 또 설악IC 인근에는 대학 시절 MT의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청평유원지’, 남이섬 등이 있다.

그리고 여름 휴가철이면 단연 인기 짱인 가평의 수많은 계곡과 휴양림 등도 금방이다.
자~ 이제부터 거북이도 달린다는 ‘관광고속도로’를 타고 주변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

유명산휴양림
쏟아지는 계곡물에 풍덩, 더위 싹~

유명산휴양림.


경춘고속도로 설악IC를 나와 20여분을 달리면 유명산자연휴양림이다.
해발 862m의 유명산 입구계곡 안쪽에 조성된 휴양림은 참나무류가 많은 천연림 지대와 낙엽송, 잣나무 등을 심어놓은 인공림 지대가 함께 어우러져 풍광이 뛰어나다.

특히 휴양림은 가평 일대에서 가장 이름난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이면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다.

휴양림을 관통해 흘러내리는 이 계곡은 짙은 숲이나 수량 등의 자연조건도 최상이고, 화장실이나 취사시설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최근 많은 비로 인해 계곡물이 넘쳐나지만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휴양림에는 체력단련장, 삼림욕장, 오토캠핑장, 캠프파이어장 등의 편의시설과 유리온실, 야생화단지, 순환도로 등이 있다.

하지만 유명세에 버금가게 휴가 시즌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선착순 입장객을 받는 야영장 데크는 휴가 시즌에는 꼭두새벽에 찾아가도 좀처럼 잡기 어렵다.

호명호수
호랑이 살았던 남한의 천지

호명호수.


한때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는 ‘호명산(虎鳴山)’ 깊은 산 위에 자리한 호명호수는 사람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호명호수 입구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걸어서는 1시간10여분. 정상까지 운행하는 임시버스를 이용하면 10여분 만에 오를 수 있다.

15만㎡의 면적에 267만7000t 저수용량을 가진 호수는 호명산(해발 632m) 정상에 마련돼 남한의 천지(天池)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윗물’인 호명호수와 ‘아랫물’ 청평호가 땅 밑 관으로 연결돼 있고 이 시설들이 합쳐져 한국 최초, 동양에서 두 번째인 ‘청평양수발전소’를 이룬다.

전망대 계단을 오르다 뒤로 돌아보면 호명호수에서 가장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풍경을 만난다. 아래쪽에서 볼 수 없던 산들과 호수, 나무들이 멋진 배경이 되어준다.

‘호명정(虎鳴亭)’이라 이름 붙여진 전망대 2층에 서면 호명호수, 명지산, 유명산, 북한강, 홍천강 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 장관을 이룬다.

아침고요수목원
들꽃에 취해 무더위는 저멀리

아침고요수목원.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웅장한 낙엽송 숲과 축령산의 깊은 계곡과 아름다운 경관이 10만평 정원을 고즈넉이 감싸준다.

하경정원, 에덴정원, 분재정원, 한국정원 등의 20개의 특색 있는 주제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계절별 다양한 전시행사를 개최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정원 곳곳은 단순히 식물자원을 수집해 놓은 장소가 아니라 자연과 식물들이 원예미학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계절별, 주제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적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계절 내내 온갖 꽃들과 물소리, 새소리로 풍성하다.

특히 매미소리, 물소리 시원한 여름이 되면 아침광장의 너른 잔디가 푸르게 내리달리고 파란빛 산수국 무리와 언덕을 수놓은 색색의 무궁화, 원추리나 참나리와 같은 야생화들의 축제가 이어진다.

또 최진실, 박신양을 주연으로 한 영화 〈편지〉의 배경장소로 더욱 유명해져 각종 영화와 〈불새〉(MBC), 〈그 여자네 집〉(SBS) 등의 드라마 및 각종 촬영 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

정원을 둘러보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 수목원을 감싸고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한여름 더위를 말끔히 잊을 수 있다.

중도유원지
호반의 멋스러움 그대로

중도유원지.


호반의 도시 춘천 의암호 한가운데에 위치한 섬으로 자연의 호젓함과 수상레포츠의 천국이다. 근화동 주민선착장에서 차량을 싣고 5분여 가면 중도에 닿는다.

34만평 더 넓은 대지에 온통 잔디밭과 나무들로 꾸며져 있다. 잣나무 가로수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산책로 사이로 야영장과 산책로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야영장들은 한적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다.

섬 한쪽 강변에는 통나무로 만들어진 22채의 호수마을 펜션이 자리 잡고 있어 이곳에서 묵는 것만으로도 낭만을 찾을 수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이기도 한 중도는 자전거 천국이다. 〈겨울연가〉에서 늘 티격태격하던 유진과 준상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곳인만큼, 중도는 자전거를 타는 연인들이 내뿜는 행복한 기운으로 향기롭다.

춘천까지 왔다면 닭갈비도 맛보자. 시청 앞 닭갈비 골목을 찾으면 맛집들이 즐비하다.

남이섬
한류바람 고속도로 타고 다시 분다

남이섬.


연인들의 영원한 휴식처다. 북한강 줄기에 뜬 아름다운 섬들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남이섬은 배를 타는 곳은 가평 땅, 배가 닿는 곳은 춘천 땅이다.

수도권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 중에서 남이섬에 얽힌 추억을 간직하지 않은 사람은 적겠지만,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해 이제는 일본, 중국 등 해외 여행객들이 추억을 쌓기 위해 찾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이섬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것이 꽤나 낭만적이며 풋풋한 첫사랑의 아련함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메타세콰이어길을 걷는 낭만도 빼놓을 수 없다.

남이섬을 찾았다면 인근에 있는 자라섬도 가보자.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웨이크보드 등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도심의 공해와 각종 스트레스에 찌들린 이들은 남이섬과 자라섬을 찾아 호젓한 낭만과 수상레저의 짜릿한 활력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다.

가평ㆍ춘천=글ㆍ사진 아시아경제신문 조용준 기자 (jun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