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에서는 ‘성인용’ 또는 ‘미성년자 관람불가’라고 하여 청소년이 관람하기 곤란한 폭력성이라든가 선정적인 영화는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소화하지 못하거나 너무 자극적이어서 그들의 여린 감성을 훼손시킬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접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의 매체로 가정 TV에서 그것도 오후 8시나 9시 저녁 시간대에 온 가족이 시청하는 시간에 저질의 뉴스를 내보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여러분도 생각해 본 적 있으실 것이다.

정치가들의 타협이 아닌 관용이 없는, 사랑과 믿음이 상실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난투를 접할 때 과연 자라나는 청소년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이며 이 나라에 무슨 희망을 가질 것인가.

또 제자가 스승을 고발하거나 부모 자식 간의 심한 다툼 등 골육상쟁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필자는 속이 아리고 심장이 멈추는 듯한 참담함을 느낀다.

우리가 식품위생을 단속하지만 이러한 저질의 뉴스야말로 유해식품보다 더 우리 가정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파괴시키고 오염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렇게 세상이 극단으로 가는 것인가.

또 죽기 살기로 양극으로 내달리는 정치인들을 보면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무서운 생각을 우리 가정과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바로 독약 아닌가.
이즈음해서 필자는 감히 제안을 해본다.

앞서 성년과 미성년자를 구분하는 영화처럼 뉴스도 보도를 안 할 수는 없으니 가족과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저녁 8~9시대의 뉴스는 되도록 좋은 일, 선행을 보도하면 좋겠다.

공무원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잃어버린 지갑을 주워 돌려주는 택시기사 아저씨의 고운 마음이나 일생 동안 어렵게 돈을 모아 교육기관이나 사회에 기탁하는 이들에 대한 보도나 또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여러 동료들을 위해 몸 바쳐 희생하는 군인(서해교전의 용사) 등등 우리 사회에 미담이 얼마든지 있다.

또 우리가 존경하고 추앙할 수 있는 사람들을 보도하고 사회를, 가정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선도할 수 있는 본보기와 존경하고 사랑하며 상호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앞에 언급한 부도덕하고 이기적이고 정쟁을 위해 아귀다툼하는 선정적이고 부도덕한 것에 대한 보도는 저녁 11시대 이후에 하면 어떨까 감히 제언해 본다.

부모가 자녀에게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뉴스, 우리가 각성해야 할 사회자도자들이 저지르는 온갖 비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뉴스는 어떤 성인용 영화보다 자라나는 우리의 자녀를 오염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뉴스를 접할 때 우리가 우리 자녀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또 그네들이 존경하는 인물을 만들지 못함을 어떻게 탓할 수 있을까.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저리는 일이다.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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