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구매력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들을 위한 상품군 또한 그 폭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오픈마켓은 물론이고 관광, 레저 업계까지 여심잡기에 분주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자, 기기 업계에서 비롯해 헬스클럽까지 ‘여풍몰기’에 나섰다.

오픈마켓, 여심 덕에 불황 잊는다

여성의 구매력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마케팅 전문가들이 “모든 소비재의 80% 이상은 여성이 구매한다”고 말할 정도다. 여성 제품 시장을 “중국시장 보다 더 크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기업들의 ‘여심(女心) 잡기’ 행보가 거센 이유다. 전통적으로 여성 고객을 주 타깃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던 홈․온라인쇼핑은 물론, 전자․자동차 같은 남성미 물씬 풍기는 분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신흥 시장까지 여풍이 번져가고 있다.

우선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은 ‘최여진의 스타일토크’를 진행 중이다.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최여진이 여성 패션 팁을 제안하는 형식이다. 다양한 테마별로 원피스, 재킷, 슈즈 등 패션 아이템과 메이크업 팁을 패션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다.

지난해 9월에는 온라인 매거진 ‘G+OOPICK’(굿픽)을 론칭하기도 했다. ‘G+OOPICK’(굿픽)은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패션, 뷰티,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주 3번 업데이트 되며 패션가 뉴스는 물론, 화제의 신조어, 베스트 아이템 등 패션과 트렌드를 쉽게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G마켓은 이밖에도 최신 영화 속 주인공의 스타일을 소개하고 실생활에서 연출 가능한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패션 인 미디어’ 기획전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설 명절이 끝난 후 주부들을 위한 '힐링 이벤트'를 마련하고, 뷰티·패션용품이나 스트레스 해소 상품 등을 선보였다. 이동규 롯데홈쇼핑 마케팅팀장은 “설 연휴로 인해 차례준비와 손님맞이로 몸과 마음이 지친 주부들을 위해 다양한 상품과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설 연휴가 끝난 12일(화)부터 ‘好好好 여자만세!’ 이벤트를 개최해 3000명에게 경품의 혜택을 제공했으며, 주부들의 기분을 바꿔주는 화장품 및 잡화 브랜드를 홈쇼핑 방송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여성들을 겨냥한 홈․온라인쇼핑의 전략은 주효했다. 경기 불황 탓에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여성 소비자들의 활약만은 수그러들지 않았던 것.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이 여성들이 주로 찾는 의류, 이·미용 상품, 보석류 등에 판매를 집중한 결과 실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TV방송 매출에서 의류 비중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도 의류, 이·미용 상품 편성을 늘려가며 여성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레저, “섬세하게 혹은 시크하게”

관광․레저 부문에도 ‘여권’은 거세다. 인터파크투어가 지난해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성별·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해외 여행객 중 여성의 비중이 54.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30대 여성이 비중(45.8%)이 높았다. 지난 14일 하나투어는 “최근 3개월간 유럽여행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는데 특히 여성비중이 62.9%로 남성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발표했다. ‘여성한정’ 표시가 붙은 여행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은 일찍이 이 같은 흐름을 감지했다. 지난 2010년부터 출산을 앞둔 예비 어머니들의 편안한 항공 여행을 위한 ‘프리맘(PreMom)’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임산부들이 공항이나 기내에서 겪는 갖가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임산부 전용카운터를 운영하거나, 임산부용 보온양말을 제공하고 앞자리 및 통로좌석에 우선 배정하는 서비스다. 아시아나항공은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직접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서비스의 후기와 호평을 남기는 등 고객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국제선으로 시작한 서비스를 이듬해 국내선 전 공항으로 넓히는 등 확대하기도 했다.

호텔 분야에서는 롯데호텔 서울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이미 지난 2008년 9월 ‘레이디스 플로어’라는 여성 전용 층을 편성, 여성 고객들의 환영을 받은 바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산되고, 파티 등을 목적으로 호텔을 찾는 젊은 여성층이 늘면서 여성 비즈니스 및 자유여행 고객에게 특별하고 색다른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 선보인 여성 전용 문화공간이다.

호텔 22층 자동보안시스템을 갖춘 유리문 출입구를 통해 여성고객만을 출입시키는 구조이며, 인테리어, 카펫, 조명, 린넨, 가구 및 소품 등 실내 곳곳에서 섬세한 여성고객을 위한 색다른 배려가 돋보인다. 모든 객실에는 월풀(자쿠지)이 마련돼 있으며,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의 목욕제품 및 마스크팩, 여성전용 헤어스타일링 세트가 무료로 구비돼 있다.

    

전자․자동차․헬스가 남성의 전유물?

전자 및 자동차 분야도 여성고객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윈도우8에 가장 특화된 사용성과 혁신적 컨버터블 형태를 갖춘 신개념 PC ‘아티브 스마트PC’의 화이트 모델(모델명 : XQ500T1C-A53)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 10월 출시한 ‘아티브 스마트PC’ 블루 모델에 이어, 화이트 색상을 론칭해 여심잡기에 나선 것. 스크린과 키보드가 버튼 하나로 분리되는 형태를 구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인 이 제품은 휴대성과 업무용 사용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리아뷰티 코리아는 여성전용 제모기인 트리아 플러스 제모기로 여성들의 찬사를 받았다.

트리아 플러스 제모기는 레이저 제모기의 표준으로 불리 우는 ‘라이트쉬어(Light Sheer®)’ 전문 레이저기와 동일한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일반 피부과에서 사용한 것과 같은 제품이다. 한국 식약청 허가와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제품으로,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레이저 제모를 경험해 여성들의 반복되는 제모 고민을 날려준다.

현대자동차는 업게 최초로 여성전용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차 ‘블루미’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차 ‘블루미’는 여성전용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해 전문 인력을 배치한 곳으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입점했다. 기존 여성 고객들이 차량 정비와 수리 내역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데다, 남성 중심 분위기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의견에 착안한 것. 현대차는 이런 여성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고자 여성전용 자동차 종합 검진센터 ‘블루미’를 개설해 차량정비 전문가의 1:1 고객상담 및 차량진단을 제공하는 한편, 수리가 필요한 차량에 대해서는 서비스 거점으로 직접 인도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블루미’가 위치하고 있는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방문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휴식공간인 ‘블루미 라운지’, 여성 고객을 위한 테라피 프로그램 운영하는 ‘힐링라운지’,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여성 고객을 위한 ‘키즈존’ 등을 마련해 정비 서비스뿐만 아니라 편의시설에서도 프리미엄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개설한 여성전용 ‘블루미’를 통해 현대차가 여성 고객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여성운전자들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여성운전자 안전운전·친환경 교육’ 캠페인을 실시해 여성운전자들의 올바른 운전 문화 확산과 친환경 운전을 장려하기도 했다.

‘몸짱’에도 남녀 구분이 없어졌다. 지난 해 9월 여성 전용 피트니스클럽 ‘커브스’를 오픈(경북 포항시 두호동)한 최경필 대표(30)는 오픈한 지 두 달 만에 매출 3000만원을 달성했다. 여성전용 피트니스라는 색다른 콘셉트와 커브스 본사가 가진 체계적인 시스템이 만난 결과다. 세계 최대 여성전용 피트니스 ‘커브스’는 30분 순환운동 아이템으로 4시간마다 1개의 가맹점을 열어 ‘초고속 성장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가맹점 6000개에 도달하는 시간이 맥도날드보다 18년 빨랐을 정도다. 현재 전 세계 90개국에 480만 회원을 보유했으며, 한국에는 서울과 부산, 제주 등에 182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도 여성 겨냥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도 여성을 노리고 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여성전용앱’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여성포털 ‘이지데이’에서 제공하는 ‘DIY 리폼의 고수’는 앱 하나로 나만의 개성 있는 집 꾸미기를 가능케 한다. 우리 집 꾸미기, 소품 만들기, 재활용품 활용하기 등 ‘DIY’(Do It Yourself, 창작 형 취미), 리폼, 리빙의 모든 것이 매일 업데이트 되어 여성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모든 여성들의 관심사, 다이어트에 관한 앱도 인기다. 이 중 3개월 만에 5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소셜다이어트, 빼틀’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명 게임들을 제치고 4위를 기록하며(2012년 10월 30일 기준) 큰 반향을 낳았다. 빼틀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신의 키, 체중, 식습관이 유사한 다이어터를 매칭받게 되고, 이 둘은 4주간 다이어트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승리한 다이어터에게 200%의 상금까지 주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의 의지는 더 높아진다. 빼틀을 운영하는 JH Network Inc.의 이진경 마케팅 팀장(25)은 “우리 앱을 이용해 한 달 평균 3.5kg씩을 감량한다는 통계가 나왔다”며 살 빼는 배틀, 빼틀의 효과를 밝혔다.

지난 해 12월말에 출시된 ‘우파루파’ 앱은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정보를 담은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큐레이션’이란 넘쳐나는 정보들에 질적인 판단을 추가해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로, 이미 해외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성장속도를 훨씬 앞서고 있는 분야다. ‘우파루파’앱 사용자는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쇼핑몰 및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쇼핑몰은 기존 광고 대비 저렴한 금액으로 쇼핑몰 및 제품을 광고․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여성들의 안전을 위한 앱도 속속 개발․출시되고 있다. ‘서울안전지키미’ 앱이 대표적이다. 지난 11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이 앱은 스마트폰을 흔들면 구조요청이 이뤄지는 핵심기능 외에도 사이렌․호루라기 소리 구현, 가족 및 친구에게 SMS 자동 발송, 경찰청에 자동신고 접수 등의 기능이 포함돼있다. KT가 제공한 ‘올레 스마트 지킴이’ 앱은 여성이나 청소년 등의 위치 정보를 보호자에게 제공하여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서비스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받아 보호 대상자와 보호자가 각각 해당 모드를 적용해 이용할 수 있다. 보호 대상자는 자신이 원하는 보호자에게만 위치를 제공해 사생활 침해 걱정 없이 보호받을 수 있고, 보호자는 스마트폰 앱이나 PC를 통해 올레닷컴에 접속하여 보호 대상자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경로를 지도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앱 초기 화면의 긴급SOS 기능으로 보호 대상자가 위급 상황을 즉시 보호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릴 수 있고, KT텔레캅과 연계된 긴급 출동 서비스를 요청할 수도 있다.

가사․육아에 신경 쓰는 주부들을 위한 앱도 대표적인 여성전용 앱이다. 친척 호칭, 기념일 등을 챙겨주는 ‘패밀리맵’, 육아에 서툰 엄마들을 위한 ‘육아수첩’, 살림에 자신이 없는 초보 주부들을 위한 ‘생활백서 시리즈’, 베테랑 엄마들의 100% 경험으로 이루어진 ‘엄마표 육아법’ 등이 주부를 슈퍼우먼으로 만들어 주는 대표적인 주부전용 앱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