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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히말라야 산맥에 둘러 싸인 훈자(Hunza)마을은 90세 이상의 건강한 노령 인구가 많은  장수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세계 3대 장수 마을로 100세 고령 시대의 표본이 되는 훈자마을 사람들의 잘 먹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14 15 16   해발고도 2500여 미터의 고지에 위치한 훈자마을. 이곳의 사계절은 유난히 풍성하다. 봄이면 앵두, 복숭아, 자두, 살구 등의 과일이 가득하고 가을엔 맛있게 익은 사과와 노랗게 물든 포플러 나무가 마을을 물들인다. 겨울엔 병풍처럼 둘러 싼 흰 설산에 눈이 부신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훈자마을은 영국의 베스트 셀러 작가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영감을 줬다. 이 책으로 인해 ‘샹그릴라(Shangri_La)’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며 이상향 또는 유토피아를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쓰이게 됐다. 무엇보다도 훈자 마을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2000년도 작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서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연과의 친화’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오랫동안 세상과 단절되었던 숨겨진 옛 전설의 실크로드 훈자마을은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곧 세계 여행족들이 꼭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17인간의 꿈 ‘장수’가 현실화 되다

자연과 함께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훈자마을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하는 이곳 사람들은 자연식, 소식, 밝은 표정과 웃음, 그리고 적당한 노동이 생활화 되어 있다. 100세 이상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집안일과 농사일을 직접 한다. 이 마을에선 낯선 풍경이 아닌 것이다. 2010년 연말, KBS 1TV ‘특파원 현장보고’를 통해 방송된 훈자마을 사람들은 “인간이라면 수고롭게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며 “가족이 좋아 함께 살고, 일하는 것이 즐거워 죽을 때까지 일을 하고, 곡식과 과일을 거둬 차린 단출한 밥상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라고 인터뷰 하기도 했다. 욕심 없이 단순한 삶을 사는 훈자마을 사람들에게 인간의 꿈 ‘장수’ 는 이미 현실이 돼있는 것이다.훈자마을의 장수 노인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고산지대에 살고 있어 심장과 폐가 튼튼하고 암, 심장질환 및 다른 퇴행성질환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대부분이 치명적인 병 없이 평온 하게 삶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훈자마을의 장수 비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주치의이자 미국 심장학회를 창설하기도 한 미국 국립보건원의 유명한 심장 전문의 화이트(White) 박사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1964년 심전도 측정기기를 직접 들고 이곳을 방문한 화이트 박사는 90세에서 110세에 이르는 노인 25명을 대상으로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심전도 등을 측정했는데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입에 달고 사는 살구와 미네랄 풍부한 물이 건강 지킴이

18‘농사짓는 교수’로 유명한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원종 교수는 세계 장수 마을들을 직접 찾아 그들의 장수 비결을 담은 <100세 건강 우연이 아니다>란 체험기를 냈다. 이 교수는 특히 훈자마을에 대해서 “이곳 사람들은 말 그대로 1년 내내 살구를 입에 달고 산다. 그리고 이러한 식습관이 훈자마을에서 암을 몰아냈다. 살구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살구가 잘 익어 노란색을 띠는 것은 이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의 일종으로 항산화제 역할을 하여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살구에는 또 적지 않은 양의 철분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훈자 사람들은 살구 과육을 먹고 난 뒤 살구 씨는 돌로 깨서 먹거나 기름을 짜 요리할 때 사용하거나 샐러드드레싱에 사용하기도 하고 얼굴에 바르는 로션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살구 씨에 들어 있는 아미그달린은 비타민 B17이라고도 하는데 탁월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그들의 장수 노하우를 체험기에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19 이외에도 훈자마을 사람들은 견과류, 말린 과일류, 홍차, 쌀, 감자, 콩 등을 골고루 먹되 소식하고 꼭꼭 오래 씹는 습관을 갖고 있다.또한 훈자마을의 물은 그야말로 건강수로 꼽힌다. 이 곳의 물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인체는 여러 효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이러한 효소를 만들고 활성화하는 데 미네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신체는 미네랄을 합성하지 못하므로 음식에서 미네랄을 얻는다. 미네랄을 풍부하게 섭취하면 신진 대사를 촉진하고 당뇨병이나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 뼈의 발육과 형성, 호르몬의 작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온천수 등을 피부에 사용해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나 아토피 혹은 피부의 외상을 치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이처럼 훈자마을의 건강 비결은 자연 친화적으로 자연과 함께 살아 가며 제철 음식으로 소식하고 낙천적인 성격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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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건강소식 제 2012.11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