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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Health Data 2007' 음주관련 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주류 소비 수준은 OECD 30개국 중 22위에 해당한다. 또 우리나라의 1인당 음주량은 8.1L로 OECD 국가의 평균인 9.5L에 못 미치는 수준이나, 폭음하는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술 마시는 문화가 사회적으로 조성된 우리나라는 음주에 대해 관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직장 생활을 하려면 술은 마실 줄 알아야 하고, 남자라면 술을 잘 먹는 게 자랑할만한 일이 되는 게 우리나라 문화이다. 특히 모임과 행사가 많은 연말에는 음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음주에 대해 실천이 필요하다.

'부어라! 마셔라' 반복되면 건강에 치명적

적절한 음주량은 65세 미만 성인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평균 14잔 이하, 1회 최대 음주량 4잔 이하이며 여성이나 65세 이상은 그 절반 정도다. 표준 1잔은 알코올 12g에 해당하는 양으로, 맥주 340cc, 포도주 140cc, 소주 70cc, 양주 40cc가량이며 각 술의 종류에 맞는 술잔으로 한 잔에 해당한다. (맥주는 캔 맥주 1캔, 알코올 함유량이 21%인 소주는 보통 크기의 소주잔으로 1. 5잔) 그 이상을 마시면 과음, 또는 폭음이 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음주의 무절제함을 알 수 있다.16하루 1~2잔 정도의 적절한 음주는 심혈관 계통에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장기적인 과음은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의 심장병,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간경화, 치매 등의 위험을 높이며, 암의 경우 구강, 인후, 식도, 간암을 10~12배 이상, 대장, 유방, 난소암 위험도 1.2~3.5배 높인다. 50대에는 이러한 만성질환과 암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때이므로 특히 문제가 된다.폭음은 급성 알코올 독성으로 인한 증상 사고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고, 폭음이 반복되면 알코올 남용이나 알커얼 의존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폭음과 장기적인 과음이 미치는 영향은 다르겠지만, 모두 건강에 유해한 것은 분명하다.또한, 나이가 들면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주량 역시 줄어들게 된다. 50대의 주량이 3~40대 때와 같기 힘든데, 주량이 줄었다고 해서 곧 간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병이 생겼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음주량을 줄이는게 현명하다.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본인의 체력과 스트레스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피로가 쌓였거나 컨디션이 나쁠 때는 일찍 취하게 된다. 결국 이전보다 주량이 줄었다는 것은 적절한 휴식과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17물 많이 마시고 폭탄주 피하고

일정량의 술을 섭취한 이후엔 충분한 시간이 지나기 이전까지 숙취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다. 숙취는 알코올이 분해될 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아세트알데히드는 자율신경계통에 강한 영향을 미쳐 오심 · 구토, 과호흡, 기면, 혈관확장, 빈맥, 저혈압 등을 일으킨다. 시중에 판매되는 술 깨는 약이나 숙취방지약은 이러한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을 도와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나 그 효과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큰 것은 아니다.그렇다면 연말 송년회에 시달린 후 빨리 술에서 깨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알코올은 그 자체로 이뇨작용을 일으키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탈수되면 숙취로 인한 증상 역시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일단 혈액으로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알코올이 덜 흡수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섭취한 알코올의 20%는 위 점막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천천히 마셔서 위 배출 시간을 늦추거나 음식을 함께 먹어서 위의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키는 것이 좋다. 도수가 높은 술일수록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폭탄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술 깨러 사우나 간다? No! 사우나가 더 위험하다

반면 주독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증거가 충분한 음식은 없다.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휴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콩나물이나 북어 등은 경험적으로 해장국 재료로 많이 쓰이며 포함된 성분이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증명된 것은 아니다. 단지 과음 후의 불편한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음주 후 사우나는 기분은 개운하게 할 수 있겠지만, 술을 깨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충분한 수분이 필요한데 사우나 과정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매우 심해질 수 있으며 때로는 실신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음주 후 사우나는 오히려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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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건강소식 제 2011.1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