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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이 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유명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췌장암을 앓거나 이로 인해 숨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대표적 사례다. '사랑과 영흔’의 주인공 패트릭 스웨이지도 말기 췌장암 투병 중이며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도 췌장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탤런트 김주승 씨가췌장암으로 숨진 바 있다. 최근 숨지기 직전까지 강의와 집필로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린 카네기멜론대 랜디 포시 교수의 사망 원인도 췌장암이다.안타깝게도 췌장암은 모든 암 가운데서도 가장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쉽게 말해 가장 완치하기 어려운 암이란 뜻이다. 전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7% 남짓이다. 대부분 사망한다는 뜻이다. 췌장암이 발생률과 유병률은 낮은 드문 암이지만 사망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췌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률과 유병률에선 10위 밖에 안 되지만 사망률은 5번째로 높다. 폐암과 간암, 위암, 대장암에 이어 췌장암이다. 즉 드물지만 치료가 어려워 사망률이 높다는 뜻이다.게다가 치료비가 가장 많이 들고 입원 기간도 가장 길다. 최근 통계를 보면 췌장암 수술의 경우 평균 1천 159만 원의 비용이 들고 32.9일을 입원해야 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췌장암에는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

췌장암이란 말 그대로 췌장에 생기는 암이다. 췌장은 복부 갚숙이 위치한 장기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췌장액을 분비해 소회를 돕는 소화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모두 맡고 있다.문제는 췌장암의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우선 증상이 모호하다. 암 덩어리가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 덩어리가 커지면 식욕부진이나 가끔 등쪽으로 뻗치는 통증, 체중감소, 상복부 불편감 등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때엔 이미 인근 장기로 암세포가 퍼져 있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간혹 피 검사로 췌장암을 진단해낼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많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물론 CA19-9이란 혈액검사를 통해 찾아내서 췌장암 유무를 판단하기도 한다. 췌장암 환자의 70~80%에서 CA19-9가 증가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혈액검사는 위 양성률과 위 음성률이 모두 높다. 즉 췌장암이 있다고 나와도 실제 조사해 보면 없거나(위 양성) 반대로 없다고 나와도 실제 조사해 보면 있는 경우(위 음성)가 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 유무를 단정지을 순 없다.가장 권장되는 조기발견 수단은 복부 초음파 검사다. 따라서 흡연과 비만, 만성 췌장염, 췌장염의 가족력 등 이른바 췌장암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적어도 2~3년에 한 번 정도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췌장에 혹이 생기진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흔히 알고 있는 복부 CT(전산화단층촬영)검사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CT는 초음파보다 간편하고 훨씬 정확한 검사지만 방사선을 사용히는 결정적 흠이 있다. 복부 CT의 경우 가슴엑스선 촬영검사 때 받는 방사선보다 100배 가까운 양을 한꺼번에 받아야 한다. 암을 조기 발견하려다 드물지만 암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증상이 없는 사람이 단지 암 조기 발견만을 위해 복부CT 검사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선 금연하자!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췌장암 유발요인이 흡연이기 때문이다.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2~5배나 높다. 담배연기가 폐도 아닌데 왜 뱃속 깊숙이 위치한 훼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유는 담배연기 속에 함유한 수백가지 발암물질이 폐 속에서 혈액과 섞여 전신으로 순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배연기는 들이마셨다가 폐를 거쳐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게 아니라 몸속에 그대로 쌓이게 된다. 비단 췌장암 뿐 아니라 다른 암의 예방을 위해서도 꼭 금연을 실천해야겠다.이밖에도 육류를 중심으로 한 고지방식과 패스트푸드 등 고칼로리 식이와 비만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하는 식생활로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부 연구의 경우 적절한 운동과 절주도 췌장암을 예방하는데 좋다.췌장암 진단 시 무조건 절망하는 것은 옳지 않다.100명 가운데 93명은 숨지지만 7명은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7명 가운데 들어갈 수 있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췌장암도 일찍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긍정적이며 낙관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췌장암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 하겠다.

본 기사는 건강보험 제 2009.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