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본격 시작됐다. 이곳저곳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전국 각지의 산해진미를 맛보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다른 어느 때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짜증이 더해가는 요즘 여름 별미를 찾아 훌쩍 떠나볼까.

한국관광공사는 ‘바닷속 별미를 찾아서’라는 테마 아래 ‘올여름 무더위는 갯장어데침회로 날린다(전남 여수시)’,

‘어부들의 패스트푸드 포항물회와 여름철 보양식 포항 회국수(경북 포항시)’, ‘진수성찬 넘실대는 행복한 밥상, 울릉도(경북 울릉군)’,

‘제주의 푸른 바다, 그 속의 별미를 맛보다(제주도 서귀포시)’, ‘태안, 금빛 물보라가 이는 포구에 머물다(충남 태안군)’,

‘여름 신상 명품 민어회 대령이오!(전남 신안군)’ 6곳을 7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 발표했다.


무더위, 갯장어데침회로 날린다-전남 여수

여수시에서는 최근 여행객들에게 ‘10미 10경’을 맛보고 만나보고 가라고 홍보한다. 여수의 ‘10미’란 서대회, 갓김치, 갯장어(하모), 금풍쉥이(군평선이), 생선회, 장어구이, 굴구이, 한정식, 해물탕과 찜, 게장백반을 말한다.

이 가운데 갯장어 요리는 여름철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갯장어는 남해안 일대에서 5월 초순부터 11월 초순 사이에 잡힌다.

단백질과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예로부터 보양음식으로 대접받고 있다. 껍질에는 콘드로이친 성분이 함유돼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조직을 연하게 해준다고 한다.

현지 주민들은 회로 먹는 것을 즐기지만 여행객들은 장어육수에 살짝 데친 회, 일명 ‘하모유비끼’를 추천한다.

소스에 찍어서 야채로 쌈을 싸 먹으면 여름철 무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배를 타고 건너가야 만나는 대경도에 전문음식점들이 있다.
여수시청 관광과 : 061-690-2036

포항 식도락, ‘포항물회’와 ‘포항 회국수’

동해 일출과 함께 한국 경제의 힘찬 맥박이 살아 있는 포항은 바다를 끼고 있어 먹을거리가 풍성한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물회는 고기를 잡느라 바쁜 어부들이 재빨리 한 끼 식사를 때울 요량으로 방금 잡은 물고기를 회 쳐서 고추장 양념과 물을 넣고 비벼 훌훌 들이마셨던 데서 유래된 음식이다.

포항의 회국수는 감칠맛 나는 회와 쫄깃한 국수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데 입에 착착 감기는 면발과 매콤달콤한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해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는 데 좋은 여름철 보양식이다.

동쪽 땅끝인 호미곶의 장엄한 일출과 유서 깊은 호미곶 등대를 둘러보고 영일만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칠포해수욕장, 월포해수욕장 등 보석 같은 해변이 유혹한다.

열두 폭포가 비단처럼 이어진 내연산계곡과 청정계곡인 하옥계곡은 포항 식도락 여정이 주는 귀한 선물이다.
포항시청 문화관광과 : 054-270-2243

진수성찬 넘실대는 행복한 밥상, 울릉도

뱃길로 3시간 푸른 파도를 헤치고 동해로 나아가면 그 끝을 지키는 섬이 있다. 동경 130도, 북위 37도의 울릉도. 그 바다엔 싱싱한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오징어는 잘게 썰어 회로 먹고, 살짝 말려 구워먹고, 내장을 빼내어 탕을 끓인다. 갯바위에 붙어 사는 따개비로는 연녹색의 찰진 따개비 밥을 하고 홍합으로는 미역국을 끓이고 해삼과 꽁치로는 물회를 만든다.

울릉도 산자락에 자라는 약초를 뜯어 해장국을 끓이고 그 약초를 먹고 자란 약소와 흑염소로는 불고기를 만드니 울릉도는 섬 자체가 천혜의 밥상이다.

태고의 원시림을 만끽할 수 있는 울릉도 옛길과 모노레일로 돌아보는 태하 등대, 한적한 학포 해변 그리고 대한민국의 동쪽 끝 독도도 빼놓을 수 없다. 눈과 입이 즐겁고 파도소리에 귀까지 즐거워지는 행복의 섬 울릉도에서의 여름이 기다린다.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 054-790-6393


제주의 푸른 바다, 그 속의 별미를 맛보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인 제주특별자치도의 서귀포에는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별미가 있다. 바로 자리물회.

도미의 일종인 자리돔으로 만든 물회로, 다소 거칠지만 특별한 맛이 있다. 회에 비해 자리물회는 가격도 저렴하고, 자리돔의 뼈, 껍질, 지느러미까지 많은 양념, 야채와 버무려져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 밖에 전복죽, 전복뚝배기, 제주갈치 등 제주에 왔다면 맛봐야 할 특별한 요리가 가득하다.

물론 볼거리도 풍부하다.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에 좋은 돈내코유원지에서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폭포가 있어 한여름의 더위를 날릴 수 있고,

계곡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쇠소깍, 걷기여행 유행의 선두주자인 올레길,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중문단지의 주상절리대 등이 있어 며칠을 머물러도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제주에서는 면세점까지 이용할 수 있어 해외여행이 부럽지 않다.
서귀포청 관광정책과 : 064-760-2655

태안, 금빛 물보라가 이는 포구에 머물다

531km의 긴 해안선을 따라 10여개가 넘는 포항(浦港)을 품고 있는 태안. 무더위를 피해 달려온 여행객들을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맞아주고, 푸른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선사해 주는 태안은 뜨거운 이 여름에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자연산 우럭을 손질해 3~4일간 말린 우럭포를 쌀뜨물에 넣어 끓인 우럭젓국부터 알이 꽉 들어찬 영양만점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박속밀국낙지탕까지 태안에 와야 제맛을 볼 수 있는 별미들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더운 바람을 타고 차창 안으로 들어오는 달콤한 호박고구마 냄새는 잠시지만 더위를 잊게 해준다. 한입 맛보지 않고서는 쉬이 지나칠 수 없다. 하늘 향해 쭉 뻗은 안면송 가로수가 멋들어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올여름 태안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자.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 041-670-2114

여름 ‘신상 명품’ 민어회-전남 신안군

1004개 섬으로 이뤄졌다고 해서 ‘천사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전남 신안군에는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증도 외에 ‘임자도’가 시원한 섬여행을 기대하는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여름의 임자도는 신안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민어’가 있어 특별하다. 조선 시대 양반들이 여름 보양식으로 먹었다는 민어를 쫄깃하고 고소한 회로 쳐서 입맛을 돋우고, 얼큰한 매운탕으로 마무리하는 동안 다도해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석양의 낙조를 감상하는 것이 바로 임자도식 웰빙여행인 셈이다.

백사장이 12km나 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대광해수욕장 해변을 따라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해변을 힘껏 달리거나 해변 승마에 도전해 보는 것도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이다.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 061-243-2171

아시아경제신문 송광섭 기자 (songbir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