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가 드라마로 변신, 8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27일 밤 MBC 새 주말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하 친구)이란 이름으로 돌아온 〈친구〉는 시청률 9%(TNS 기준)를 기록,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전작의 후광을 전혀 못 입은 데다, 아직은 드라마 초기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처음 〈친구〉가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많은 시청자들은 영화 〈친구〉와의 차별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또 소구점이 다른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를 어떻게 메워나갈 것인지에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27일 첫 방송 결과 3가지 면에서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

빠른 전개&차별화된 스토리
이날 방송된 〈친구〉는 무척 빨랐다. 첫 도입부에서 영화 〈친구〉의 클락이맥스를 그대로 묘사해 팬들의 관심을 끌더니 이내 동수(현빈 분)와 준석(김민준 분)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시작한 것.

이 과정에서 고교 시절 복싱을 하는 동수의 모습이 추가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앞으로 고교 시절 이야기가 강화되면서 4명의 친구들이 변화해 가는 과정이 자세히 묘사될 예정.

“영화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연출자 곽경택 감독의 말처럼 차별화된 스토리들이 드라마에 즐거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같은 영상
드라마 〈친구〉는 영화 제작 기법을 전면에 도입했다. 한마디로 영화를 본 시청자들은 당시의 감동을 그대로 안방극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

곽경택 감독은 스크린에서 경험한 영상미를 드라마에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친구〉의 탄생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드라마 〈친구〉가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제작팀들이 대부분 영화 쪽 스태프들이며, 장비 또한 영화 제작에 사용하는 것들이 대거 동원됐기 때문. 보다 좋은 화면을 위해 특수장비를 동원하며 만전을 기했다.

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대중문화부장

(hee21@asiae.co.kr)


현빈과 김민준의 연기 변신
드라마 〈친구〉의 현빈-김민준 라인은 영화 〈친구〉의 장동건-유오성 라인에 비해 출연진 자체가 주는 무게감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

김민준과 현빈의 연기력은 아직은 최고라고 볼 수는 없지만 완벽히 구사하는 사투리 등 그들이 할 수 있는 노력엔 최선을 다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현빈과 김민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사전드라마 제작’이란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드라마 제작자인 양준경 대표(진인사필름)는 “드라마 대부분이 사전제작이 돼 있다. 곽 감독 등 많은 사람들이 연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면서 캐릭터와 함께 가는 연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아쉬움-19세 이상 시청가
하지만 19세 이상 시청가 판정을 받은 것은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극 중 동수가 칼로 상대 조직원을 살해하는 장면이나 준석이 피투성이 상태로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 등 폭력 장면과 빈번히 등장하는 욕설은 공중파 드라마로서는 부적절한 장면이었던 것.

물론 심야 시간대에 방송된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19세 이상 시청가 판정이 이날 기대에 못 미친 시청률과 연관이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