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특화 상품 속속 등장, 소매치기 주의보도

중국의 음력 정월 초하룻날은 우리나라와 그 규모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2억 2000만명이 대이동을 하기 때문에 지난 추석에 이미 올 춘절 귀성 기차표를 예매해놔야 가족을 만날 수 있을 정도다. 또 이동 기간 또한 몇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 귀성길에 특화된 상품이 나오는가 하면 정부에서 소매치기 주의보를 내리기도 한다.

최대 명절의 하나인 설날에는 멀리 떨어진 부모님을 뵈러갈 생각에 또 흩어져있던 형제자매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다. 비행기와 기차표는 일찌감치 동이나 지난해 추석 전에 이미 설날 표를 구해뒀다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에서도 설은 가족을 만나러 이동하는 큰 명절 중의 하나다.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말이 정말로 실감날 만큼 그 이동 인구도 엄청나고 이동거리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게 길다.

한국에서야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간다고 해도 4시간 정도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지역에 따라 정체 수준에 따라 10여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중국의 경우 몇일이 걸리는 곳도 수두룩하다.

설 귀향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귀성수단은 역시 기차다. 비행기보다 저렴하고 버스보다는 편안한 것이 장점이다. 또 교통 정체 등에도 구애받지 않고 빨리 목적지에 닿을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기차표를 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철도청에 따르면 이번 설날에 기차를 이용해서 귀향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약 2억2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한참 전부터 애쓰는 탓에 철도청은 온라인 예매를 허용했는데 이것이 또 다른 문제점을 불러왔다. 인터넷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컴퓨터도 없는 많은 숫자의 농민들이나 공장근로자 등은 마냥 창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사무직 근로자나 학생들은 이미 좌석을 모두 예매해버린 것이다.

인터넷 예매 시스템도 접속이 어려워서 사람이 많이 몰리면 로그인을 계속 다시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일부 네티즌과 기업들이 매 6초마다 자동으로 로그인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 배포했지만 중국 당국은 컴퓨터에 능숙한 사람만이 쓸 수 있어서 공평하지 못하다며 이들 프로그램을 모두 차단했다.

또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농민들은 위해서 10위안(한화 170원 가량)을 수수료로 받고 대신 철도 티켓을 예매해 준 부부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엄청난 수수료를 붙여서 기차표를 되파는 암표상이 수두룩한데 겨우 10위안의 수고료로 농민을 도운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간신히 열차 티켓을 구한 사람들은 길고 지루한 열차 여행을 최대한 편안하게 지낼 방안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귀성길을 위한 상품이 판매되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접이식 탁자다. 침대칸을 차지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작고 길쭉한 사이즈의 탁자를 앞에 펼쳐 놓으면 머리를 탁자에 올려놓을 수 있어서 다소 편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 이 테이블에는 가슴 쪽을 지지할 수 있는 판도 붙어 있어서 잠을 자다가 앞으로 쓰러지거나 하는 문제점도 막아준다.

중국인들의 국민 게임이라는 여행용 마작 제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카드도 장기간 기차 여행의 필수품으로 인기다. 최근에는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 PC도 오랜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여행 동반자로 인기가 높다.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거나 혼잡해서 이용이 어려울 때를 대비한 성인용 기저귀나 휴대용 변기 등도 인터넷의 기차여행 상품으로 등장했다.

영국의 발명가가 만들었다는 타조 베개도 중국 설날의 긴 기차여행의 추천 상품으로 등장했다. 곤충의 머리와 비슷하게 생긴 이 베개는 모자처럼 뒤집어쓰면 푹신하게 머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손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베개에 달려서 엎드려 잘 때도 편리하다.

대대적인 인구 이동이 있는 기간인 만큼 좀도둑이나 소매치기도 극성을 부린다. 중국 경찰은 다양한 피해방지 요령을 인터넷을 통해 알리고 있다.

기차역 광장에서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면 구경하지 말고 그냥 지나갈 것. 도둑들이 사람들이 눈길을 팔린 사이 훔치려는 자작극을 벌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휴대폰은 반드시 손에 쥐고 있고 매표소 앞에서 지갑을 열지 말고 돈만 미리 꺼내놓았다가 지불할 것. 가방은 반드시 등이 아닌 가슴 쪽에 메고 열차 안이 덥다고 해도 휴대폰이나 지갑 등이 들은 옷은 절대 벗어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선반 위에 물건을 올려놓았을 때는 시선이 닿는 범위 내에 있도록 하고 일행이 없이 혼자 여행을 하는 경우는 절대 자면 안 된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스승과 제자가 맞담배를 피워도 실례 아냐

한국과 중국의 풍습이 간혹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는데 담배가 그런 풍습 중 하나다.

한국에서 아버지 앞에서 아들이 담배를 꺼낸다거나 혹은 선생님, 삼촌, 또는 형 앞에서 담배를 꺼내 피우는 맞담배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부자가 혹은 온 형제가 다같이, 내지는 스승과 제자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비즈니스로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담배를 권하는 것이 중국에서는 자연스러운 예절이다. 혹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면 거절해도 되겠지만 피우지 않더라도 일단 받아두는 것이 상대방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식된다.

흡연자들은 자신이 담배를 피우기 전에 손님에게 먼저 담배를 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담배를 권하면서 테이블에 한 개비를 던져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별 뜻 없는 중국의 풍습이기 때문에 무례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된다. 또 이미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담배를 권하면 받아 놓으면 된다. 중국 사람들은 이런 담배는 귀 뒤에 꽂아두고 피고 있던 담배를 끄고 난 후 받은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중국인에게 선물하거나 권하려면 비교적 고급 담배를 권하는 것이 좋다. 중국에서는 담배도 그 사람의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서 자신이 월등히 높은 위치라고 생각할 경우 권한 담배를 거절하고 자신의 담배를 꺼내서 피우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