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호주 캔버라에 대사관 개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언론은 16일 북한이 호주 외교부에 주호주 대사관 개설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외교부 대변인은 “켄버라의 북한 대사관은 지난 2008년 1월 재정적인 이유로 폐쇄됐다”며, “현재 호주 정부는 북한 대사관 재개에 반대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인권 이슈 등을 포함해 호주에게 중요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대사관 재개 일자는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봅 카 호주 외교 장관도 “대사관 개설로 북한 당국자와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북한 대사관 재개 추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카 장관은 국영 ABC 방송과의 대담을 통해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약 20만명이 정치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만큼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하게 제도적으로 인권을 억압하는 나라”라고 지적하고, “켄버라의 북한 대사관을 통해 북한의 인권 위기에 대한 호주의 강력한 관심사를 북한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카 장관은 윌리암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갖는 호주‧영국 연례 외교장관 회담에서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제재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호주는 유엔의 제한 품목 금수 조치 외에 2006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 조치로 북한인 호주 방문 및 북한 선박 호주 취항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은 1974년 고프 휘틀램 정부(노동당) 시절 11개월 동안 호주에 대사관을 개설했다가 폐쇄했고 2003년 대사관을 두 번째로 개설했다가 2008년 1월 재정난을 이유로 갑자기 폐쇄한 바 있다.

호주는 2002년 5월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했다. 현재는 서울 주재 셈 게로비치 한국 대사가 북한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북한은 자카르타의 주 인도네시아 대사가 주호주 대사를 겸임해 왔다.

기사제공 = 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