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차 대표 브랜드 4개, 일본차 대표 브랜드 5개.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브래드 중 대표적인 것들만 꼽아도 9개다.

브랜드별로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뚜렷하게 갈라지는 선호도이다. 브랜드마다 설계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고유의 철학 자존심처럼 내세우다 보니 비슷하기보다는 확실히 구분되는 특징들이 있기 마련이다.

수입차를 사는 사람들도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그 계층이 구분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 BMW와 벤츠는 눈에 뜨일 정도로 고객층이 구분된다. 미끈한 은색 보디에 이빨을 드러낸 듯한 두 개로 나눠진 라디에이터그릴. BMW의 상징이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를 주로 선호하는 계층은 3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 BMW가 자사의 브랜드를 역동성, 스포티, 멋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의 상징처럼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BMW에 따르면 최근 구매자는 주로 3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화한 리스로 차량을 구매한다.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가격 부담이 없는 한도 내에서 차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벤츠는 안정적인 퍼스트 클래스를 지향한다. 브랜드의 마케팅이나 디자인에서 풍기는 분위기 모두 40대 이상 장년층이 주 타깃이다. 스포티나 다이내믹보다는 묵직한 품격과 안정성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는 어떨까? 토요타의 렉서스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럭셔리 패밀리 세단 ES350의 2009년형을 비롯해 뉴RX350, IS250 및 GS450h 등을 대표 차종으로 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렉서스는 입문용 수입차로 각광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명차 대열 합류는 약간 못 미친 상태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40~50대 여성들이나 처음 수입차를 타는 고객들이 많이 선호하고 있다.

5000만원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작년에 돌풍을 일으켰던 혼다와 인피니티는 30대 남성들이 압도적이다. 특히 인피니티의 경우 호쾌한 주행 성능을 앞세운 세단과 쿠페를 주력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수입차업계 한 딜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는 30대 계층은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경향이 많아 일본차를 선호한다”며 “그러나 30대를 넘어가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소비자들은 품격을 따지기 때문에 유럽차에 눈길을 더 주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안승현 기자 zirokool@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