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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카드발급 비용 부과하는 것도 서비스?

사진=이미화 기자

증권사들은 2003년 수익 감소를 이유로 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수료 징수가 당연시 된 것은 물론 오히려 고객을 차별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수료가 2000원 안팎이지만 팍팍한 국내외 경제 상황 등으로 인한 고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 경우 부담이 적지 않다.

최근 지갑을 분실한 직장인 최석호(만 34세, 가명)씨는 종합카드 재발급을 위해 주거래 증권사인 A와 B사를 찾았다. A사에서 카드 재발급을 받은 후 B사를 찾았지만 최 씨는 결국 재발급을 받지 않고 돌아왔다. B사에서 수수료로 2000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평소의 그라면 2000원을 내고 재발급을 받았겠지만 A사에서는 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받지 않았던 터라 B사의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것. 이에 최 씨는 B사 위탁계좌에 들어있던 주식과 예탁금을 모두 A사로 옮긴 후 계좌를 폐쇄했다.

최석호 씨가 겪은 상황은 증권사를 이용한다면 한번쯤은 경험했거나 차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은 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과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국내 증권사 12곳을 조사해본 결과 이중 11곳의 증권사에서 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는 평균 2000원으로 마그네틱 손상을 제외한 고객 과실에 의한 재발급일 경우 수수료를 징수한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애쓰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또한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업계에 따르면 카드 한 장당 단가가 1800원에 달해 카드 비용을 고객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고객 차별보다 경쟁사와 차별화해야

증권사들이 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소비자들에게 부과하기 시작한 건 2003년이다. 당시 침체장으로 인한 수익 하락을 이유로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수수료 항목을 신설했다. 그리고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는 등 증권업황이 살아났지만 수수료 항목이 다시 사라지지는 않았다.

현재 증권사들이 마치 입을 맞춘 듯 일률적으로 2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법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기 때문에 증권사가 실비에 해당하는 카드 발급 비용을 고객에게 받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 부과가 거액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 전략의 일환이란 이유로 향후 제재나 규제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시 말해 카드 재발급에 따른 수수료 징수 여부는 증권사가 경영 전략에 따라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돼 있어 2003년처럼 증권사의 수익이 나빠질 경우 수수료를 2000원에서 더 올려도 금융당국에서는 제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이를 이용해 수익 기여도에 따라 고객의 등급을 나눠 특정 등급이상인 고객에게는 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개인 고객이 카드재발급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최소 8000만원 이상을, 우리투자증권은 3억원 이상을 예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수료 체계를 영업 전략으로 활용 할 수 있지만 이를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 되어야지 고객을 차별하는 데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역설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고객이 카드를 이용해 기기로 입출금할 경우 창구 이용이 줄어 관련 비용이 감소한다는 측면에서 현재 국내에서는 카드 활용을 권장하는 입장”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반영하지 않고 모든 증권사가 일률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거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사간에 차별화를 두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수수료를 당연히 받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수수료 부과 당위성은 비싸진 카드 단가

증권사 중에서는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수수료 체계를 서비스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적절하게 활용하는 곳도 있다. 바로 KTB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다. 현재 KTB투자증권은 통장, 카드 등 매체 재발급 수수료를 일체 받지 않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다른 증권사의 절반수준인 1000원을 부과한다.

온라인 전문인 키움증권 또한 은행에서 계좌개설시 발급받는 종합카드에 대한 카드 재발급 수수료가 무료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향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IC칩 부착으로 인해 높아진 카드 단가에서 수수료 부과의 당위성을 찾는 다른 증권사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실제로 대다수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비싸진 카드 단가를 댄다. 장당 300~400원에 불과했던 마그네틱카드와는 달리 IC카드의 단가가 1800에서 높게는 3500원 수준인 만큼 큰 부담이라는 설명. 이에 전문가들은 카드 단가를 이유로 고객에게 비용을 전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행태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증권사 입장에서 카드 재발급에 따른 비용 발생이 부담이 된다면 수익 기여도에 따른 수수료 차등 지급이 아닌 최근 카드 발급을 기준으로 빈번히 카드를 재발급 받는 고객에게만 수수료를 받는 등 대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올해부터는 증권사들도 신용카드사와 제휴 없이 직불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만큼 고객 서비스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푼돈이라도 서민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혜선  |  swan0125@econovill.com  |  승인 2013.01.16  09: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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