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이벤트 넘어 경영활동 일환으로 정착
CEO·임직원 매년 4∼5차례 봉사활동 참여
7개 ‘행복 일자리’ 창출사업에 428억원 투입

SK의 사회공헌은 사람냄새·땀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은평구의 한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SK그룹은 매년 1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를 ‘행복나눔의 계절’로 선포하고 그 기간 동안 소외된 이웃에게 행복을 나누어주기 위해 각 계열사 CEO와 임직원을 포함한 2만4000여명은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들도 소외계층 돕기 자원봉사에 나선다.

지난해에도 계열사 CEO와 직원들이 나서서 소외계층을 위한 ‘행복김치 담그기’, 소외계층 연탄 및 난방비 지원, CEO와 임직원이 함께하는 ‘행복나눔 바자회’ 등의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최태원 회장, 참여·솔선수범 강조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SK는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사람 냄새, 땀 냄새 나는 참여형, 솔선수범형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최태원 회장뿐만 아니라 모든 계열사 CEO들도 바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반드시 연말에 한 번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자원봉사활동을 SK그룹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 1년에 상·하반기 2번씩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SK의 사회공헌활동은 소외된 이웃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다.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지속적인 봉사를 통해 소외계층의 상처받은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그룹이 이‘뉴 SK를 향한 재도약 출발’처럼 사회공헌활동을 기업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내재화한 것은 지난 2004년 ‘뉴 SK를 향한 재도약 출발’선언이 그 출발점이다.

지난 2004년 4월 최태원 회장은 ‘뉴 SK를 향한 재도약 출발’을 선언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업으로 발전하는 것을 SK가 나아가야 할 변화의 방향”이라고 말하고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와 ‘구성원의 가치 제고’와 더불어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3대 변화과제’로 제시했다.

이것이 현재 SK가 내세우고 있는 ‘행복나눔경영’의 출발점으로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SK그룹은 그룹 전체를 자원봉사단화한다는 방침에 합의하고 SK자원봉사단을 창설했다.

그룹의 자원봉사단장은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현재 SK그룹 자원봉사단장은 SKC&C 김신배 부회장)이 맡고, 각 계열사별 자원봉사단장은 해당 계열사의 CEO가 직접 맡아 실행력을 높이도록 했다.

자원봉사가 더 이상 경영 외적인 활동이 아니라 경영활동의 일환임을 내외부적으로 확고히 한 것이다.

직원 1인당 연간 17시간 봉사활동 참여
SK그룹은 CEO는 물론 모든 임직원이 매년 4∼5차례 이상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토록 하고, 각 팀마다 사회공헌 코디네이터를 두어 각 팀별 특성에 맞는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원봉사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아울러 신입사원 때부터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자연스런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2주간의 신입사원 교육 중 하루를 반드시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토록 했다.

그 결과 SK그룹은 지난해 그룹 내 425개 자원봉사단에 속한 2만2000명(전 구성원 대비 가입율 93%)의 임직원이 연간 총 38만2000시간, 1인당 봉사시간은 17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SK그룹의 이 같은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은 2007년 말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에서 더욱 빛이 났다.

SK그룹 임직원과 SK텔레콤 대학생 자원봉사단은 태안지역에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올 1월부터 태안 해안지역 기름띠를 제거하는 자원봉사에 나선 데 이어 올여름에는 태안지역 상품권과 특산품을 구입하는 등 태안지역 방문을 통해 경제까지 살리는 봉사를 펼친 바 있다.

2007년 SK자원봉사단이 전국 자원봉사대회에서 창단 2년 만에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은 그동안 SK그룹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실천해 왔던‘자발성과 사회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하는 SK식 자원봉사’의 진정성이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급변함에 따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형태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선’에서 ‘참여’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으며 봉사활동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방향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SK그룹 역시 ‘사회구성원의 행복 극대화’라는 구호 아래 단순한 기부나 일회적인 이벤트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투자’ 개념으로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실천에 옮기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투자’로 만들려는 SK그룹의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 운동이다.

SK그룹은 소외계층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자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는 판단 아래 일자리 창출 및 이를 위한 직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4년간 소외계층 일자리 6600개 창출
SK그룹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동안 행복도시락 급식센터, 저소득층 보육시설 지원, 장애통합 교육보조원 파견사업, 1318 해피존, 스피드메이트 저소득 청소년 프로그램, 장애인 무료 IT 교육원, 새터민을 위한 박스제조 공장 ‘메자닌 아이팩’사업 등 7개의 ‘행복 일자리’ 창출 사업을 위해 428억원을 투입해 6615개의 ‘행복 일자리’를 창출했다.

SK그룹은 사업 첫해인 2005년에 610개의 일자리를 만든 이후 2006년 1948개, 2007년 3394개, 지난해 722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행복 일자리’를 확대해 왔다.

특히 최근 들어 사회적 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의 지원이 결합되면서 기존 목표였던 4500개를 훌쩍 넘긴 6615개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 중에서도 노동부로부터 대표적인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선정된 ‘행복도시락사업’은 2008년 한 해 동안 27개의 행복도시락센터에서 하루 평균 1만2876개의 도시락이 노인과 결식아동들에게 지급되었으며 이를 통해 2008년에만 약 411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SK그룹은 ‘행복도시락사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006년 ‘행복나눔 재단’을 설립한 바 있으며, 지난해부터 도시락은 물론 기부받은 책까지 함께 배달을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SK그룹은 2008년에 장애학생 통합교육보조원 파견사업을 통해 모두 1000여명의 사회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애학생 통합교육보조원 파견사업은 저소득층 여성 실업자 등을 일정 기간 교육시켜 일반 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들의 교육보조원으로 취업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1430여명이 이를 통해 일자리를 갖게 됐다.

이 밖에 SK그룹의 저소득층 보육시설 지원사업을 통해서도 올해 380여명이 일자리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그룹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자동차 경정비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 향후 관련 업체에 취업하거나 창업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160여명 청년층이 평생직업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1년간 행복날개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마친 청소년 68명은 2008년 연말 전원 SK네트웍스 스피드메이트 사업장에 취업한 바 있다.

SK는 이 경정비 프로그램이 가장이 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기간을 2010년까지 늘리고, 일자리 창출 규모도 260개에서 모두 1000개로 늘렸다.


올해도 소외계층 지원에 1150억원 투자
SK그룹은 이 같은 ‘행복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게 돼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단순히 돈과 몸으로만 하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이 자립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기업·정부·시민단체의 3개 축이 상호보완하면서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의 성공 모델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SK㈜ 브랜드관리부문 권오용 부사장은 “SK의 사회적 일자리 프로그램인 행복 일자리 만들기가 SK 차원을 넘어 사회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SK의 행복경영이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급변함에 따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형태도 봉사활동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SK는 ‘사회구성원의 행복 극대화’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사회공헌활동 패러다임을 단순한 기부나 일회적인 이벤트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투자’ 개념으로 바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일례로 올해 SK텔레콤(대표이사 정만원)은 수익을 올리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도 하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위해 올해부터 마케팅, 영업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직원들이 사회적 기업 실무자에게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보노(Pro bono,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서정원 CSR담당 임원은 “사회적 기업 컨설팅 봉사단은 자신이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SK텔레콤 임직원들의 새로운 기부활동”이라며 “사회적 기업 대상의 온라인 교육강좌와 함께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처럼 SK그룹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경영의 일환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약 1150억원 가량의 예산을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