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대체로 약세 마감했다. 출처=연합뉴스
최근 미국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집중매수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주 미국 증시가 반등세를 기록한 가운데 서학개미들 투자 방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상승한다”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하락한다”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가 순매수 상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종목 중 6종목이 레버리지·인버스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증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로 5120만7000달러(667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SQQQ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로, 지수가 내려가면 하락률의 3배 수익을 낸다.

이외에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역으로 3배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SOXS)가 3위(3797만7000달러),  미국의 변동성지수(VIX)를 1.5배로 추종하는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숏텀 퓨처스’(UVXY)는 6위(2670만90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VIX(변동성지수)는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로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쪽도 적극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4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쉐어즈 ETF’(SOXL)로 SOXS와 정반대인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또한 나스닥100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1653만달러·9위), 미국 기술주 10개 종목의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인덱스 3X ETN’(FNGU)(1219만4000달러·13위) 등도 순매수 상위에 자리했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75bp 상승) 이후 글로벌 증시가 안도 랠리를 기록하면서 향후 지수 향방에 따른 단기차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은 지수 상승·하락률 대비 몇 배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투자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이런 ‘모 아니면 도’식의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한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장에서, 인버스 상품은 상승장에서 손실 규모가 큰 것은 물론이고 횡보하더라도 ‘음의 복리 효과’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수가 첫날 10% 상승, 다음날 10% 하락을 기록했다면 일반 상품은 원금에서 1% 손해를 보지만, 2배 레버리지 ETF는 4%의 손해를 보는 식이다.

일례로 지난 5월 나스닥100 지수는 3.23%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3배 레버리지 ETF인 TQQQ는 -13.6%, 같은 배수의 인버스 상품인 SQQQ의 수익률은 1.43%에 그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월에는 연초 이후 지속된 가격 조정에 장래에 대한 불안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가 매수세가 집중됐다”라면서도 “향후 발표되는 고용, 물가,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의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증시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