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종근당
종근당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종근당

국내 제약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돌입과 함께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 보다 개발이 늦어진 만큼, 더이상 신규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각국의 규제기관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승인 등 패스트트랙 절차를 지양하는 분위기도 개발 포기를 부추겼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185750)과 셀트리온(068270), 대웅제약(069620),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단 또는 조기 종료를 알렸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이발티노스타트’와 ‘카모스타트’ 두 가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추진했다. 지난달 아이발티노스타트의 국내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도 자진 취하했으며 최근에는 카모스타트 임상 2상도 조기 종료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임상은 모두 중단하게 됐다”며 “아이발티노스타트 췌장암·간암 임상 등 항암제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중증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종근당은 앞서 2020년 6월 나파벨탄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으며 본격적으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4월에는 전 세계 600명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 3상도 실시했다. 올해 4월에는 임상 변경 신청을 통해 글로벌 임상이 아닌 국내 임상으로 전환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함에 따라 중증환자가 감소해 임상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출처=셀트리온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도 지난달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을 중단했다.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T-P63을 흡입형 렉키로나(CT-P66)에 추가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흡입형 항체치료제 임상 1상을 완료하고 글로벌 임상 3상에 도전했다. 실제 지난 5월 루마니아에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등에서도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밖에도 대웅제약, 큐리언트도 치료제 개발 전선에서 발을 뺐다.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포기 이유에 대해 “오미크론 변이가 주를 이루며 코로나 중증화 비율이 급감했으며 확진자 회복이 빨라짐에 따라 경증 치료제 개발 필요성 또한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상황도 좋지 않다. 신풍제약(019170)은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임상 3상 국가를 러시아에서 콜롬비아로 변경했다. 콜롬비아에서 지난 4월부터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임상 심사 및 승인이 지연되며 7월에 임상이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말 시오노기제약과 일동제약(249420)이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긴급 사용승인을 보류했다. 조코바의 유효성·안전성 데이터에 대해 더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후생노동성 전문 부회는 이달 중 약사분과회와 합동 심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일본 후생노동성 결과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