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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한진 사장이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진이 단순 물류 회사를 넘어 다양해진 물류 수요를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한진은 2025년까지 해외 사업 부분 1500억원, IT 부분 1500억원, 물류 인프라 부분에 8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진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한진은 가상 물류 공간인 메타버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 오픈을 기념해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과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직접 참석해 한진의 ‘비전 2025’ 발표를 포함해 마케팅, 기업 전략 및 투자 계획 등을 소개했다.

조현민 사장은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소개하며 미래 물류를 한진이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문을 연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한진이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물류세계를 보여주는 가상공간이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미래형 풀필먼트 센터 △택배 터미널 △해상 운송·컨테이너 터미널 △항공·우주 운송 4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됐다. 한진은 추후 메타버스 공간을 비즈니스 활동과 사내 임직원 미팅 등에 활용하며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트렌드’와 ‘마케팅’을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물류 공간을 시도한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다양해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유통과 물류도 변화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어렵고 재미없게 여겨졌던 물류를 쉽게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품은 자신 있으니 마케팅을 통해 한진을 알려 친근감과 신뢰도를 제고하려고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삼석 사장은 ‘비전 2025’ 발표를 통해 급변하는 물류 시장에 대처하는 한진의 비전과 4가지 전략을 소개했다. 노 사장은 “기존에는 물류 회사로서 고객 요청에 따라 보관·운송·하역 등 물리적 물류 서비스 제공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앞으론 고객의 수요를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솔루션 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이 밝힌 4가지 전략은 △글로벌 역량 확장성 강화(Global Expansion) △디지털 피보팅(Digital Pivoting) △고객 가치 극대화(Customer Value Up) △ESG 경영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12개국에서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외법인을 2025년까지 15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대한항공 등 그룹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항공화물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 피보팅도 강조했다. 한진이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한 도로 정보 DB 사업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물류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RPA 등의 도입을 통해 물류 프로세스 역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 가치 측면에서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와 함께 ‘상생’을 강조했다. 다양해진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 요구에 부응해 당일 배송, 새벽 배송, 시간 지정 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섬세하게 강화함과 동시에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물류 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동반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에 1조1000억 원 중 3000억원을 투자한다. 한진은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이 완성되면 현재 14%대인 택배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사장은 최근 3년간 한진의 사업 실적이 좋았을 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2020년 인천공항 복합물류센터(GDC) 개장, 아마존 입점 등을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사업 실적이 좋았다”며 “렌터카 부분을 2020년에 매각하고 물류에 집중한 점, 범일동 특별 부지 매각 등으로 재무 부분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투자 재원 확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게 포인트”라며 EVITA를 통해 6000억원 이상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외에는 2024년 또는 2025년에 1000억~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범일동 땅처럼 매각할 수 있는 부지가 9개 정도 있어 2000억원 이상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에 1조2000억원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으로 인한 물류량 감소에 대해서는 “월 720만 건 중 약 300만 건이 줄어들었다”며 “나머지 400만 건 가량에 대해서는 향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공영 홈쇼핑 물량 유치를 비롯해 아모레 퍼시믹 등 회사들의 물량을 유치해 250만 건 이상 만회한 상태”라고 밝혔다. “쿠팡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직접 배송을 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택배 사업 환경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계속 새로운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