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은 지난해 주식시장을 휩쓴 키워드 중 하나다. 하지만 ‘P2E’(Play to Earn),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며 상승세는 한 순간에 하락 반전,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이주의 보고서’로 지난 19일 발간된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의 ‘위기의 게임주, 투자전략 재점검’을 선정했다. 게임 기업들의 주가 약세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업체별 개별 이슈 모멘텀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작 부재 및 지연, 비용 증가로 2분기 실적도 부진 전망

주요 게임 업체들의 주가는 △신작 부재 △라이브 게임 매출 감소 △비용 증가로 인해 연초 대비 평균 45% 하락했다. 여기에 ‘P2E’, ‘메타버스’, ‘코인’ 관련 신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며 멀티플이 축소된 점도 주가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밸류에이션이 단기간 급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부의 반전이 확인되면 주가 반등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는 상반기 내 해소되기 어려워 당분간 업종 전체의 부진한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 차례 높아졌던 인건비 부담은 올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커버리지 기업들의 2022년 인건비 증가율은 평균 30%에 달한다. 인력 충원과 연봉 및 상여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매출 성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의 주요인이다.

게임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이유는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과 흥행에 성공했을 시 이익 레버리지가 큰 폭으로 나타난다는 점 때문이지만, 기대작으로 꼽히던 신작들의 출시 일정은 대체로 지연되고 있으며 당장 2분기에도 대작 출시는 부재한 상황이다.

밸류에이션 접근 가능해진 엔씨소프트‧크래프톤 매력적

게임 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대응을 해야하지만 상대적으로 대형주들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된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이에 해당한다. 중소형 업체들의 주가는 연초 이후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 반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분기,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부터 주가가 먼저 빠지기 시작했다.

물론 신작 흥행 부진과 개별 이슈로 인한 하락이지만, 올해 예상 실적 기준 현재 밸류에이션은 엔씨소프트 16배, 크래프톤 17배로 경쟁사들에 비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즉, 이익 성장과 신작 부재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 반영된 밸류에이션 레벨에서는 일부 반전 가능성이 나타날 때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확대 가능성이 높다.

양 사의 기대작인 엔씨소프트의 ‘TL’과 크래프톤의 ‘칼리스토플로토컬’ 출시는 4분기에 예정돼 있어 신작 모멘텀이 부족한 부분은 아쉽지만, 기존 라이브 게임의 매출 안정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하락을 예상했던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1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1%, 2.3% 반등했고, 크래프톤도 신작 ‘뉴스테이트’를 제외한 기존 게임과 ‘화평정영’으로 인해 모바일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0%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2분기와 3분기 이익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조만간 연내 기대작 출시에 대한 구체화된 정보가 공개되면서 신작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높았던 대형주들의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은 일단락 됐다고 판단하며, 라이브 게임의 안정적인 매출 레벨을 확인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신작 출시에 대한 구체화된 일정 공개 기대감에 따라 주가 모멘텀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 이익 체력 둔화, 신작 흥행 확인 필요

넷마블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신작 출시 부재와 기존 게임들의 빠른 매출 감소가 원인이다. 여기에 인건비 증가도 지속됐고 광고선전비 부담도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컨센서스 506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119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소셜카지노 회사인 스핀엑스 연결 편입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체력이 바닥난 실적이었다.

기존 게임들의 매출 하락과 블록체인 신작들에 대한 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73% 하향했다. 5월25일 서구권에 출시되는 ‘제2의 나라:크로스월드’를 시작으로, 하반기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챔피언스:어센션’ 등 올해만 10종 이상의 신작이 예정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게임에서 창출되는 이익 체력이 크게 낮아진 만큼 의미 있는 신작 흥행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컴투스: 신작은 지연, 신사업 전략 리스크 부각

컴투스는 1분기 신작 부재와 미디어 사업 부문의 프로젝트 제작 중단 영향으로 27억원의 영업적자를 시현했다. 2분기는 ‘서머너즈워’의 성수기로 매출 반등은 기대되지만 미디어 사업의 이익 개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적 반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또 동사의 거버넌스 토큰인 C2X는 테라를 메인넷으로 한 토큰이었기 때문에 기존에 예정돼 있던 블록체인 게임들의 출시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기대작인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의 국내 출시는 기존 2분기에서 3분기로 지연됐다.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현재 밸류에이션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 16배로 매력적인 구간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기존 게임의 매출 반등을 단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차기 기대 신작 출시는 하반기에 예정돼 있어 모멘텀 공백이 불가피하다.